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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신호 차단”…이뮨온시아, 혁신 항암신약 임상 결과 공개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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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뮨온시아가 암세포 신호를 차단하는 혁신적 항암신약 임상 결과를 유럽에서 공개했다. 유한양행의 면역항암제 자회사 이뮨온시아는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임상종양학회(ESMO 2025)에서 자사 항체 신약 ‘IMC-002’와 ‘댄버스토투그(IMC-001)’의 주요 임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 발표가 글로벌 항암제 시장 내 경쟁 구도의 새 분기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발표 내용에 따르면, IMC-002의 전임상 및 1a·1b상 임상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차별화된 작용 기전을 입증했다. IMC-002는 암세포 표면의 CD47 단백질이 내는 ‘먹지 마’(don’t eat me) 신호를 차단해, 인체 면역계 대식세포가 암세포를 직접 제거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기존 CD47 항체가 적혈구에도 결합해 혈액독성 우려가 컸던 반면, IMC-002는 CD47 양성 종양세포에만 강하게 결합하면서, 적혈구 결합은 극히 낮은 수치로 확인됐다. 특히 회사 측은 에피토프 매핑(Epitope Mapping) 분석을 통해 IMC-002가 CD47 단백질의 O-글리코실화 부위 인근에 선택적으로 결합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단백질 발현 분석에서는 치료 반응 양상에 맞는 바이오마커 후보가 도출됐다. 부분반응 및 안정병변 등 환자 집단별로 특정 단백질 변화가 확인되면서, 향후 반응 예측형 맞춤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20㎎/㎏ 3주 간격 투약이 권장 용법으로 확정돼, 용량 안전성도 확보했다.

 

댄버스토투그는 수술 전 면역항암요법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며, 위암·식도암·간암 등 고형암 환자에서 유의미한 생존율 향상을 보였다. 임상에서 환자 48명(암종별 16명)에게 두 차례 투약한 결과, 위암의 3년 무진행생존율(PFS)과 전체생존율(OS)이 각 93.8%로 나타났고, 식도암은 각각 80.0%와 87.5%, 간암은 86.5%와 100%로 집계됐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중대한 이상반응 없이 치료가 진행된 점이 강조됐다. 이로써 절제 가능 고형암의 수술 전 면역치료 옵션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됐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중국 바이오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CD47 표적 항체 및 면역항암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다만 적혈구 등 정상세포 공격에 따른 부작용 최소화는 여전히 난제로 꼽힌다. 이에 대해 이뮨온시아 측은 IMC-002가 혈액독성을 거의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암 조직에 대한 선택적 공격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항암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글로벌 임상 및 허가 환경도 주목된다. 국내 기업이 CD47 타깃 혁신 신약 데이터를 ESMO와 같은 권위 학회에서 공개한 것은 드문 사례다. 향후 미국 FDA 및 유럽 EMA 등 국제 규제 기관의 심사를 통과할 경우 해외 기술 이전 및 공동 개발 협상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뮨온시아 김흥태 대표는 “IMC-002는 기존 CD47 항체의 한계를 넘어선 진보적 치료제”라며 “댄버스토투그 역시 수술 전 고형암 면역치료에서 장기 생존률까지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IMC-002 등 혁신 치료제가 글로벌 항암 신약 패러다임을 뒤바꿀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앞으로 이뮨온시아 기술이 세계 시장에 안착해 K-바이오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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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뮨온시아#imc-002#댄버스토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