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장 선거 직선제·온라인 투표 전환”…최휘영, 체육계 거버넌스 개편 속도
체육단체 선거 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정부와 체육계 전면 개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선거 제도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동시에 손보면서 향후 체육계 권력 구조와 정치권의 스포츠 거버넌스 논의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대한체육회는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제9차 이사회를 열고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직선제와 모바일·온라인 투표를 도입하는 내용의 규정 개정을 의결했다. 그간 대의원 간선제와 오프라인 기표 방식으로 치러지던 체육회장 선거 구조를 뿌리째 바꾸는 결정이다.

체육회에 따르면 개선안에는 직선제 전환과 함께 모바일·온라인 투표 도입, 후보자 자격 요건 강화 등이 핵심으로 담겼다. 선거권 범위와 세부 방식은 향후 세부 규정 정비 과정에서 확정하되, 현장 지도자와 선수 등 현업 종사자의 직접 참여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직선제 도입 논의는 정부 차원의 체육계 혁신 방안과 맞물려 속도를 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대한체육회 혁신 방안을 보고하며 체육회장 선거 제도 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최 장관은 당시 "대한체육회장의 임기는 한 차례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고 2회 이상의 연임은 불가능하도록 체육회 정관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선거도 소수의 선거인단이 뽑는 간선제가 아니라 직선제 온라인 투표로 바꿔서 현장의 의사가 제대로 행사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체육회는 올해 4월 선거제도 개선위원회를 발족해 선거 구조 전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체육회는 "이번 이사회 의결은 국무회의 방향에 부응하는 후속 조치로, 체육단체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회원 종목 단체, 회원 시도 체육회, 현장 지도자와 선수 등 다양한 주체의 의견을 반영해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제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지속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사회는 선거 제도 개편과 함께 내부 통제와 윤리 규범도 강화했다. 청렴·반부패·윤리·인권경영 기능을 전담하는 청렴윤리팀 신설을 담은 직제규정 개정안이 의결됐다. 체육회는 새 조직을 통해 체육계 청렴 문화 확산과 조직 내 통합적 반부패 대응체계 구축에 나서겠다고 했다. 전 구성원이 체감할 수 있는 내부 통제 기반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회원 종목 단체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도 넓어졌다. 이사회는 회원 종목 단체 대회의 안전 관리 조치를 의무화하고, 비위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회원 종목 단체 사무처 전반에 대해 대한체육회가 지도·감독할 수 있도록 하는 회원 종목 단체 규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체육계 내 각종 비리와 인권 침해 사건이 반복된 데 따른 제도적 보완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인사 보고도 이뤄졌다. 제42대 집행부 이사 사임과 부회장 및 이사 선임이 보고됐으며, 권영인 한국여자축구연맹 이사가 사임했다. 후임 부회장으로는 서동원 분당바른세상병원 대표원장이 선임됐고, 강용범 대한골프협회 생활체육위원장 등이 새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정부 차원의 체육계 개혁 방향과 대한체육회의 후속 조치가 맞물리면서 체육단체장 선거를 둘러싼 정치적 영향력과 파워게임 구도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여야는 향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을 통해 체육단체 선거 제도 개선과 인권·안전 규범 강화 방향을 점검할 전망이다. 국회는 향후 회기에서 체육계 거버넌스 전반에 대한 제도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