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단속 여파에 히스패닉 소비 정체”…미국(USA) 제조·유통업, 매출 하락 압박 커져
현지시각 6일, 미국(USA)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 강화를 둘러싼 중대한 소비 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히스패닉계의 소비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미국 내 제조·유통을 비롯한 주요 소비재 및 서비스 업계가 전례 없는 수준의 실적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미국 경제의 경기 회복 흐름과 이민정책 변화가 밀접하게 연결된 결과로, 관련 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히스패닉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반등의 주역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강경 단속, 여기에 고물가와 고용시장 둔화까지 겹치며 히스패닉 소비 여력이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리서치 기관 뉴머레이터에 따르면 2024년 6월까지 1년간 히스패닉 가구의 소비 지출은 사실상 답보 상태에 머물렀고, 같은 기간 백인과 흑인 가구의 소비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민 단속 효과가 합법 체류 중인 히스패닉계 소비자에게까지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아나 발데스 라티노 도너 콜라보레이티브 대표는 “파티나 외부 모임 등을 줄이며 전반적 소비가 감소했다”고 밝혔고, “배달 서비스 수요 증가 등 일부 소비 패턴만 남고 전반적으로 지갑을 닫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히스패닉 소비 위축의 영향은 기업 실적에도 직격탄으로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1위 맥주 브랜드 ‘모델로’의 제조사 컨스털레이션 브랜즈는 최근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빌 뉴랜즈 CEO는 “히스패닉 소비자의 고급 맥주 구매 감소가 시장 평균보다 현저히 크다”며, 히스패닉계가 전체 맥주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고객임을 강조했다. 뷰티제품 기업 코티는 ‘미국 이민정책 변화가 사업 성장의 주요 제약 요인’이라고 진단했고, 호텔 체인 윈덤 호텔&리조트 역시 이민정책 불확실성을 최대 리스크로 꼽았다. 외식업계 또한 타격을 받고 있으며, 블룸버그는 히스패닉 고객과 직원 비중이 높은 캘리포니아·텍사스·네바다 내 한식 바비큐 체인 ‘GEN 레스토랑 그룹’의 매장들이 이민 단속 여파를 직접적으로 감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이민 단속의 범위가 확대되며 외국계 공장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감시도 강화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약 300명의 한국인 체포 사례를 언급, 외국계 기업 전반에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히스패닉 노동자와 소비자 감소가 경제활동 전반의 위축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이민자 단속 강화 조치가 미국 내 실물 소비와 노동 시장 모두에 충격을 주자, 관련 업계는 이민정책 변화와 소비자 심리 변동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히스패닉 소비 정체가 미국 소매·식음료 전반의 매출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제약할 주요 변수”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히스패닉 노동력 감소와 소비 약화가 당분간 미국 내 경제 성장세를 짓누를 수 있다고 진단하며, 업계의 리스크 관리와 정책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조치가 향후 미국 경제와 이민정책 방향성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