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내 괴롭힘 의혹”…육군, 대위 총기 사망사건 경찰 이첩

부대 내 괴롭힘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육군과 외부 수사기관이 정면 충돌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경북 영천에 위치한 육군3사관학교 소속 대위가 숨진 채 발견된 총기 사망사건이 9일 경찰로 이첩됐다. 사망자의 유서에는 부대원 10여 명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취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이날 "사망자의 유서 형식 메모, 유가족의 고소장 등을 감안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오늘 경북경찰청에 인지통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유서에는 구체적으로 괴롭힘을 주장하는 대목이 포함됐으며, 유족 측도 관련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군용 총기와 유서가 함께 발견됐다. 대위는 지난 2일 대구 도심 유원지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고, 해당 K2 소총은 사고 하루 전 부대 무기고에서 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은 "총기 및 탄약 유출 경위에 대해서는 군 수사단에서 계속 조사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역시 잇단 군 내 사망사건에 근본적 대책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의원은 “육군은 즉각적으로 3사관학교에 대한 군수·인사 분야 합동점검에 나서고, 초임장교 양성기관으로서 조직 문화가 조기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최근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병영 내 밝은 문화 조성, 맞춤형 자살 예방 대책 등 실질적 제도 보완을 주문했다. 특히 초·중급 간부 3명이 연이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을 언급하며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라”고 밝혔다.

일련의 사건 이후 군 당국은 내부 진상 규명과 병영문화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유용원 의원 등 정치권에서도 재발방지 대책 마련과 현장 합동점검을 지속 촉구하고 있어, 향후 군 조직문화 개혁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