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덴티스트리 교육 동맹”…오스템, 이집트 공략 가속
디지털 덴티스트리 기술을 앞세운 치의학 교육 모델이 중동·아프리카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국내 임플란트 기업 오스템임플란트가 이집트 카이로시립대학교와 손잡고 치과 교육 인프라와 시스템 고도화에 나서면서다. 양측 협력은 단순 장비 수출을 넘어 교육과 임상 트레이닝, 학술 교류까지 포괄하는 패키지 형태라 향후 북아프리카 지역 치과 의료 생태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휴를 오스템임플란트의 중동·아프리카 디지털 덴티스트리 거점 구축의 분기점으로 보는 분위기다.
오스템임플란트는 16일 이집트 카이로에 위치한 카이로시립대학교와 치과 분야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의에 따라 양측은 임플란트, 보철 등 치과 진료 핵심 영역에서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정기 학술 세미나와 워크숍을 개최해 연구 성과와 임상 데이터를 공유하기로 했다. 교수진 및 전문의 교환 프로그램도 구축해 현지 교육과 연구 역량을 중장기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협력의 기술적 핵심은 디지털 덴티스트리 인프라 구축이다. 디지털 덴티스트리는 구강 스캐너, 3차원 진단 영상, CAD CAM 설계 시스템 등을 활용해 진단과 치료, 보철 제작까지 디지털 워크플로우로 구현하는 치과 진료 패러다임을 뜻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카이로시립대학교 치과대학에 최신 유니트체어와 각종 진단 영상 장비를 공급하고, 자사 디지털 솔루션을 적용한 실습 환경 조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X선 기반 2차원 진단에 의존하던 기존 교육·진료 환경과 비교해 3차원 영상과 컴퓨터 기반 설계, 시뮬레이션 비중을 확대해 학생과 레지던트의 임상 술기 습득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는 효과를 노린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특히 교육 프로그램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전략에 방점을 찍고 있다. 치과대 학생과 현지 레지던트를 대상으로 한 임플란트 수술 기초 교육, 보철 디자인, 수술 가이드 활용 등 단계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이를 실제 임상 사례와 연계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 검증된 임상 교육 커리큘럼을 이식해 이집트 현지 상황에 맞게 재구성함으로써, 단순 장비 제공에 그치던 기존 진출 방식보다 장기적인 고객·전문가 네트워크 구축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시장 측면에서는 북아프리카 치과 의료 수요 성장세가 주목된다. 이집트는 인구 규모가 크고, 민간 병원과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임플란트 수요와 디지털 진단 장비 도입이 점차 확대되는 단계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카이로시립대학교와 협력해 이집트 내 치과의사들의 전문 교육과 실습 트레이닝을 강화하면, 자연스럽게 자사 장비와 솔루션에 대한 친숙도와 신뢰도가 높아져 향후 개원 및 병원 설립 시 장비 선택에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치과 교육 과정에 특정 기업의 디지털 워크플로우가 표준처럼 자리 잡을 경우, 졸업 후에도 동일 체계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번 MOU는 글로벌 경쟁 구도 속 오스템임플란트의 차별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임플란트 시장에서는 유럽, 미국, 중국 업체들이 지역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유통망과 가격 전략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임플란트 시스템과 보철, 디지털 장비,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플랫폼으로 접근하면서, 교육·학술 프로그램을 결합한 생태계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교육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신흥 시장에서는 대학과 병원을 중심으로 한 장기 파트너십이 브랜드 충성도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교육·연구 거점 공략은 경쟁사 대비 전략적 차별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규제 측면에서는 이집트와 중동·아프리카 주요국이 의료기기 인허가와 교육 인증 체계를 점진적으로 정비하는 단계인 만큼, 선제적 교육 인프라 구축이 추후 디지털 덴티스트리 관련 제도 설계에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 국내에서 구축한 임상 교육 표준과 장비 사용 가이드라인이 현지 학회와 대학 주도의 임상 프로토콜 수립에 참고 자료로 활용되면, 디지털 진단 장비와 임플란트 시술에 관한 안전성·유효성 기준 설정 과정에서 간접적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향후 중동·아프리카 전반으로 확산될 교육·협력 모델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카이로시립대학교와 장기 전략 파트너십을 통해 대규모 장비 공급과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 운영 기반을 다지고, 이를 인근 국가 대학 및 주요 병원과의 협력으로 확장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 실제로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대학과 연계된 임상 교육 프로그램이 자리 잡을 경우, 주변국 의료진의 연수와 학술 교류 허브로 기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인호 오스템임플란트 치의학교육연구소장은 그동안 이집트 대학과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임상 중심 교육 문화 확산과 디지털 덴티스트리 도입을 준비해 왔다며, 카이로시립대학교와의 협약이 장비 도입과 임상교육, 학술 교류, 현지 전문인력 양성을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이집트 의료진의 임상 역량을 끌어올리고, 환자에게 보다 안전하고 표준화된 진료 환경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암르 마르완 알리 타우피크 카이로시립대학교 이사회 의장은 한국 수준에 맞춰 커리큘럼과 시스템, 시설을 재설계할 준비가 돼 있다며, 오스템임플란트와의 실질적 교류를 통해 이집트에서 보다 우수한 치과 교육을 구현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교육 동맹이 이집트와 북아프리카 치과 의료 현장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얼마나 앞당길지, 그리고 오스템임플란트가 이를 바탕으로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 어떤 성장 궤적을 그릴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