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서울시장도 당대표도 안 나간다"...박지원, 김민석 총리 차기 행보 언급

정하준 기자
입력

정권 재편 이후 권력 지형이 재구성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차기 구도 탐색이 분주해졌다. 차기 서울시장 선거와 당 대표 선거를 둘러싼 김민석 국무총리의 향후 정치 행보를 두고 목소리가 엇갈리며 당내 신경전도 감지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25일 김민석 총리의 내년 정치 일정과 관련해 김 총리가 내년 서울시장 선거와 당 대표 선거에 모두 나서지 않을 뜻을 주변에 내비쳤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김 총리와 가진 식사 자리를 언급하며 이런 내용을 소개했다.

박 의원은 인터뷰에서 "김민석 총리가 내년에는 서울시장 선거도, 당 대표 선거도 지금은 안 나간다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총리가 내년에는 총리를 계속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자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총리직을 유지하며 청와대와의 호흡을 맞추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따른다.

 

김 총리의 선택지가 축소되는 대신 대권 도전 시점이 앞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진행자가 "서울시장과 당 대표 선거에 모두 나오지 않는다면 바로 대권으로 향하는 것인가"라는 취지로 묻자, 박 의원은 "바로 가는 것도 있고, 차차기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리라 본다"고 말해 김 총리가 장단기 시나리오를 두고 고심 중일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박 의원은 같은 자리에 동석했던 더불어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의 조언도 전했다. 그는 "권노갑 고문은 김민석 총리에게 '서울시장이나 당 대표 선거에 이번에 출마하지 말라', '다음에 해라'라고 말씀하신다"고 소개했다. 이어 "저는 정치란 자기가 디자인하는 대로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과 국민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총리를 향해 당과 정권을 위한 역할 분담과 희생을 주문한 셈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는 다른 기류도 감지된다. 내년 6월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일각에서는 "수도권 민심을 결집하려면 김민석 총리를 차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또 내년 8월 예정된 전당대회를 통해 김 총리가 당 대표 경선에 참여하며 여권 중심으로 복귀할 것이란 관측도 끊이지 않고 있다.

 

총리로서의 국정 운영과 잠재적 대선 도전, 그리고 당권·지방권력 역할론이 교차하면서 김민석 총리를 둘러싼 셈법은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여권 핵심 인사인 동시에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만큼, 향후 선택에 따라 여야 구도와 차기 정국의 흐름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와 전당대회 일정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김 총리의 거취와 관련한 당내 논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 공천 준비와 전당대회 룰 논의를 병행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김 총리 카드 활용 여부를 두고 치열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하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박지원#김민석총리#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