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세 인하 방안 제시”…트럼프, 한미 무역협상 중대 고비 언급
한미 무역 협상이 정점을 맞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대표단과의 백악관 면담을 공식화했다. 양국 간 갈등의 핵심이 된 상호관세 문제를 두고 내달 1일 발효를 이틀 앞둔 상황에서 정치·경제적 긴장감이 고조됐다.
현지시간 30일 오전,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한국 무역협상단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백악관에 도착했다. 대표단은 이날 오후 4시 30분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관세 인하를 위한 한국 측 제안을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면담 예정 한 시간 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늘 오후에 한국 무역 대표단과 만날 것"이라며 "한국은 현재 25%의 상호관세가 책정돼 있지만, 그들은 그 관세를 인하하기 위한 제안을 가지고 왔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그 제안이 무엇인지 듣는 데 관심이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offer to buy down'은 한국 측이 관세 인하를 위해 경제적 양보나 대미 투자를 포함한 안을 준비했음을 시사한다.
양국 실무 협상은 이날 오전에도 워싱턴 상무부 청사에서 이어졌다. 구윤철 부총리 등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만나 상호관세, 대미 투자펀드 조성, 조선 분야 등 주요 현안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8월 1일부터 국가별 상호관세를 공식 적용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합의가 불발될 경우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엔 25%의 고율 관세가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일본, 유럽연합과의 무역 합의 때 상호관세를 15%로 설정하고, 대신 농산물 시장 개방과 대규모 대미투자펀드를 이끌어낸 바 있다.
정치권에선 한미 협상단이 대미 투자펀드 규모와 조선 분야 협력안을 내세워 미국 측 양보를 설득할지에 주목이 쏠린다. 관세 인하와 투자 방안의 세부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여야 모두 협상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번 백악관 직접 면담으로 한미 관세 협상은 최대 분수령을 맞이했다. 정부는 합의 도달 여부에 따라 향후 한미 통상관계 전략을 재검토할 계획이며, 국회 역시 협상 진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후속 대응을 준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