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날 소화 중시”…의료계, 시험 도시락 메뉴 주의령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가운데, 시험 당일 도시락 메뉴 선택이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평소보다 위장 부담을 덜고 집중력이 유지될 수 있는 식단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단백질과 에너지가 충분하면서도, 불필요한 자극이나 소화 장애를 막는다는 점이 핵심 지침으로 부상한다. 업계와 의료계는 이번 도시락 가이드라인이 단순한 식단 선택 이상의 ‘수능 컨디션 관리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한다.
고려대학교안암병원 김양현 교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험 당일 짜거나 매운 음식은 피하고, 평소 섭취해도 부담 없는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그의 제안대로라면 여러 재료가 엉켜있는 김밥이나 잡곡밥, 어패류 등은 소화 장애 우려로 수능 도시락에서 제외된다. 김선민 노원다담한의원 원장도 “잡곡밥은 영양은 풍부하지만 소화가 느리다”며 수능일 만큼은 백미밥이 낫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료계 권고 중 눈에 띄는 대목은 과일과 견과류 권장이다. 김 교수는 “과일은 수분과 포도당 공급으로 뇌 활성화를 촉진하고, 견과류는 집중력 유지에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반면, 굴·조개 등 어패류는 익히지 않거나 신선도가 떨어질 경우 탈이 날 수 있어 제한해야 한다. 단백질 보충 역시 푹 익힌 고기 또는 생선으로 하는 것이 권장된다. 잎채소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야채의 과다 섭취는 장운동을 과하게 촉진해 복통이나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카페인이 든 에너지드링크 역시 유의 대상이다. 김선민 원장은 “각성 효과를 기대하고 에너지드링크를 마시는 경우가 있지만, 복통이나 설사 등 예기치 못한 컨디션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도 “오히려 위장을 부드럽게 하는 숭늉과 같이 평소 익숙한 따뜻한 음료를 권한다”고 말했다.
수험생 도시락 관리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은, 단순히 식재료 선택을 넘어 수능 당일 컨디션을 좌우하는 과학적·의학적 근거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평소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식단을 피하고, 식사의 양도 과도하지 않게 유지하는 등의 조언이 반복된다. 업계에서는 건강관리 플랫폼과 식품업체가 ‘수능 맞춤 도시락’ 서비스나 레시피 제안을 연계하는 등, 관련 시장의 부가가치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능 당일 음식 선택은 집중력, 긴장도, 소화 상태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식사로 인해 불필요한 변수 발생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의료계 가이드라인이 수험생 지원 시장 전반에도 확산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