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5%p 인하 필요”…미 연준 이사 연설, 금리 추가 인하 전망에 시장 촉각
현지시각 16일, 미국(USA)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인 크리스토퍼 월러가 뉴욕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을 통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28~29일)를 앞두고 공개적으로 인하를 지지하며, 추가 인하 여부는 경제 상황을 관망하겠다는 신중 입장을 보였다. 이번 연설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이 국제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월가와 각국 중앙은행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발언은 미 연준이 지난 9월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에서 4.00~4.25%로 내린 이후 추가 조정 폭과 시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월러 이사는 “노동시장과 경제성장률을 지켜보며 추가 인하의 시기와 폭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물가에 미친 영향은 일시적”이라며, 연준은 노동시장 약화 위험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16일 폭스 비즈니스 TV 인터뷰에서 이번 달 FOMC 회의에서 0.50%포인트의 대폭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마이런 이사는 9월 회의 때도 단독으로 0.50%포인트 인하를 주장한 전력이 있다. 그는 “올해 연내 FOMC가 총 0.75%포인트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며, 최근 미중 무역 갈등 격화로 연준이 더욱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연방준비제도 내에서도 인하 폭을 두고 이견이 표출되면서 시장과 투자기관에서는 10월과 12월 두 차례 FOMC 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경우 올해 연준의 총 금리 인하 폭은 0.75%포인트에 달하게 된다. 이는 연준의 9월 경제전망(SEP)과도 궤를 같이한다.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 역시 지난 14일 연설에서 “고용시장 하방 위험”을 우려하며 0.25%포인트 인하의 필요성을 시사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주요 미국 매체들은 “연준 내 금리 인하에 대한 입장차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연준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노동시장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가 인하 압력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은 FOMC 결과가 미 달러화 가치, 신흥국 자본시장, 글로벌 채권시장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노동시장 약화와 미중 무역전쟁 여파라는 ‘이중 도전’에 직면했다”며, “미국 경제의 연착륙과 국제 금융 안정 모두를 염두에 둘 때 향후 통화정책의 유연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파월 의장의 임기가 내년 5월 만료되는 가운데, 월러 이사가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 역시 중장기 통화정책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준은 이번 달 29일까지 FOMC 회의를 진행해 금리 결정 등 통화정책의 최종 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은 연준 결정이 미칠 후속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