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효 지속 펩타이드 치료제…노바셀·지투지, 서방형 플랫폼 결합
펩타이드 신약과 약효지속성 제형이 결합한 차세대 면역치료제가 국내에서 모색되고 있다.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 노바셀과 약효지속 주사제 플랫폼을 보유한 지투지바이오가 생분해성 미립구 기술을 접목한 장기지속형 펩타이드 치료제 공동 개발에 나섰다. 만성염증과 자가면역질환 시장에서 투약 간격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제형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양사는 이번 협력을 장기 파이프라인 구축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2일 양사에 따르면 노바셀과 지투지바이오는 노바셀의 펩티로이드 기반 펩타이드 면역치료제와 지투지바이오의 생분해성 미립구 플랫폼 이노램프, 인텔램프를 결합하는 공동 연구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양사는 전략적 업무협약을 통해 펩타이드 약물을 체내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방출하는 서방형 주사제, 즉 약효지속성 주사제 개발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투지바이오의 플랫폼은 생분해성 고분자 미립구를 활용해 약물이 체내에서 방출되는 속도와 기간을 설계하는 제형 기술에 기반한다. 고분자 미립구가 서서히 분해되면서 약물을 일정한 속도로 방출하도록 조절해, 환자가 주사를 맞는 간격을 늘리고 혈중 농도 변동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펩타이드 약물은 반감기가 짧아 자주 투약해야 하는 한계가 있어, 장기지속형 미립구 제형이 적용되면 복약 순응도와 치료 지속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노바셀이 개발 중인 펩티로이드는 염증 해소 과정의 핵심 역할을 하는 수용체 FPR2를 활성화하는 면역조절 펩타이드 기술이다. FPR2는 염증 반응을 단순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염증을 정상 회복 단계로 전환시키는 경로에 관여하는 수용체로 알려져 있어, 이를 표적하는 펩타이드는 기존 항염증제와 다른 작용 기전을 가진다. 노바셀은 이 기술을 활용해 만성염증질환과 자가면역질환을 타깃으로 한 신약 후보를 확장하고 있으며, 장기지속형 제형과 결합하면 장기 투약이 필요한 질환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펩타이드 의약품은 단백질보다 구조가 단순해 합성이 용이하고 독성 부담이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체내 분해가 빨라 작용 시간이 짧다는 약점이 있었다. 양사가 추진하는 생분해성 미립구 기반 서방형 제형은 펩타이드의 짧은 반감기 한계를 보완하는 전략으로, 기존 일주일 또는 격주 투약이 필요한 주사제를 한 달 이상 간격으로 변경할 수 있을지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대사질환, 정신질환, 호르몬 질환을 중심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 경쟁이 이미 치열하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생분해성 고분자 제형을 적용한 장기지속형 펩타이드와 단백질 의약품이 다수 시판 중이며, 바이오시밀러뿐 아니라 서방형 개량신약 모델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국내에서는 펩타이드 면역조절제와 미립구 기반 제형 플랫폼을 결합한 장기지속형 만성염증 치료제 개발 시도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노바셀과 지투지바이오의 협업 구도가 향후 유사 파트너십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규제 측면에서는 장기지속형 펩타이드 제형이 기존 주사제와 다른 약동학 특성을 갖는 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 등 규제당국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별도로 검증하는 절차가 요구된다. 특히 장기간 체내에 잔류하는 생분해성 고분자 미립구의 분해 산물 안전성, 주사 부위 반응, 예상치 못한 농도 피크 발생 여부 등이 허가 심사의 주요 검토 항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임상 단계에서는 장기 복용 환자를 대상으로 한 순응도 개선 효과와 의료비 절감 효과 등도 함께 평가될 수 있다.
이태훈 노바셀 대표이사는 협력을 통해 양사 플랫폼 기술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혁신적인 장기지속형 펩타이드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희용 지투지바이오 대표이사는 노바셀과의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 제형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만성질환 관리 패러다임이 단기 증상 조절에서 장기 질병 조절과 삶의 질 개선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투약 빈도를 줄이고 환자 편의성을 높이는 장기지속형 제형 기술이 바이오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본다. 산업계는 노바셀과 지투지바이오가 개발할 서방형 펩타이드 치료제가 실제 임상과 시장에서 어느 수준의 효과와 경제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