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로 식품 원료까지 확인"…식품안전정보원, 시니어 맞춤 안내서로 활용 확대
QR 기반 식품 정보 서비스가 고령층을 겨냥한 맞춤형 안내책자를 통해 생활 밀착형 디지털 헬스케어 도구로 확장되고 있다. 식품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하는 방식이 시니어의 식습관 관리에 접목되면서, 식품안전 정보 제공의 대상과 범위가 넓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고령층을 포함한 전 국민을 아우르는 디지털 식품 정보 인프라 구축이 식품안전과 소비문화 전환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식품안전정보원은 8일 시니어가 스마트폰을 활용해 손쉽게 식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푸드QR 사용 안내책자 내 건강을 지키는 작은 습관, 푸드QR를 제작해 배포에 나섰다고 밝혔다. 푸드QR은 제품 포장에 인쇄된 QR코드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스캔해 표시 정보, 원재료, 영양성분, 알레르기 유발물질, 안전정보 등의 데이터를 즉시 조회할 수 있게 해주는 디지털 식품 정보 서비스다. 기존에 글씨가 작거나 표기가 복잡해 포장지 정보 확인이 어려웠던 소비자도 QR 스캔 한 번으로 핵심 정보를 한 화면에서 정리된 형태로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안내책자의 핵심은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도 단계별 안내만 따르면 스스로 푸드QR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을 재구성한 데 있다. 책자는 큰 글씨와 그림 중심 설명을 기본 구조로 삼고, 스마트폰 전원 켜기와 카메라 실행, QR코드 인식 위치 맞추기 등 QR 스캔 과정을 단계별로 나눠 안내한다. 동시에 실제 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제품을 고르는 상황을 가정한 사례 중심 구성으로, 시니어가 현장에서 바로 따라 하며 익힐 수 있도록 했다.
기술 측면에서 푸드QR은 식품 포장 공간의 제약을 디지털로 보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제한된 포장지 면적에 모든 원재료와 첨가물, 알레르기 유발 성분, 영양성분, 보관방법을 가독성 높게 담기 어렵다는 한계를 QR 기반 연결 구조가 메운다. 소비자는 카메라를 통해 QR를 인식한 뒤, 서버에 저장된 해당 제품 정보 페이지로 자동 접속해 확장된 정보를 본다. 이를 통해 제조사가 변경된 원료 정보나 신규 알레르기 경고 문구를 서버에서 업데이트하면 소비자는 별도 앱 설치 없이 최신 내용에 접근할 수 있다.
안내책자에는 푸드QR의 기본 개념과 활용 목적뿐 아니라, 시니어가 일상에서 주로 확인해야 할 정보 항목이 구체적으로 정리됐다. 제품 원재료와 함량, 알레르기 유발물질, 열량과 당류 등 영양정보, 그리고 권장 조리법과 섭취 시 주의사항 등이다. 예를 들어 땅콩, 우유, 달걀 등 특정 알레르기 이력이 있는 고령층이 QR를 스캔해 해당 성분 포함 여부를 빠르게 확인하거나, 당뇨병 환자가 당류와 탄수화물 함량을 기준으로 제품을 비교 선택하는 방식이 가능해진다. 시니어가 건강 상태에 맞춰 식품을 고르는 정밀 식생활 관리에 가까운 형태다.
이번 사업은 단순 안내서 배포를 넘어, QR 기반 디지털 식품 정보 플랫폼의 이용 대상을 전 세대로 확장하는 의미도 가진다. 그동안 QR 식품 정보 서비스는 스마트폰 활용도가 높은 청년층과 중장년층 중심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고령층은 작은 글씨, 복잡한 표, 약한 조명 등 오프라인 포장 환경에 취약해 정보 접근에서 소외되기 쉬웠다. 식품안전정보원은 푸드QR 안내책자가 고령층의 정보 접근 문턱을 낮추고, 세대 간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에서도 식품 이력 추적과 알레르기 정보 제공을 위해 QR와 바코드 기반 모바일 정보 서비스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유럽과 북미 일부 유통망에서는 생산지, 유통 경로, 친환경 인증 여부를 QR로 제공하며 소비자 신뢰 제고에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시니어 사용성을 전면에 내세운 디지털 식품 정보 가이드가 많지 않은 만큼, 이번 안내책자가 고령층 맞춤형 UX 설계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정책 측면에서 보면, 푸드QR은 의료기관 밖에서 이뤄지는 일상 건강 관리 도구로도 해석된다. 만성질환이 많은 시니어층이 영양성분과 알레르기 정보를 스스로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면, 병원 처방과 연계된 식이조절 실천율이 높아질 여지도 있다. 다만 QR와 같은 디지털 기반 서비스가 공공 인프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고령층 대상 교육과 오프라인 안내, 데이터 품질 관리 등 후속 지원 체계가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식품안전정보원 원장은 푸드QR을 누구나 차별 없이 식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국민 서비스로 규정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춘 맞춤형 콘텐츠를 계속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식품안전정보원은 푸드QR 전용 홈페이지에서 디지털 형태의 안내책자를 제공하는 한편, 대한노인회 지부와 복지관, 경로당 등 고령층 이용 시설을 중심으로 인쇄물도 순차 배포할 계획이다. 산업계와 공공부문에서는 이번 시도가 시니어까지 포용하는 디지털 식품 정보 생태계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