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효과 담은 신약”…운동 유도 약물, 근감소증 치료 판 바꾼다
운동 유도 약물 기술이 근감소증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공개한 '근감소증 치료의 새로운 접근: 운동 유도 약물 치료' 보고서는 근감소증 치료 시장의 최신 동향과 운동 효과를 모방해 약물로 구현하는 기술 개발 현황을 집중 조명했다. 이 기술은 고령화 사회에서 운동 부족으로 악화되는 근감소증 문제 해결에 파급력이 주목된다. 업계는 근감소증과 관련해 '치료·예방 기술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근감소증은 노화, 신체활동 저하, 영양 불균형 등 복합적 원인에 의해 골격근 손실로 이어지는 질환이다. 고령층에서 근감소증이 빠르게 늘어나고, 근력 저하가 낙상·골절 등 2차 대사질환으로도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글로벌 근감소증 치료 시장은 2023년 기준 30억7810만 달러(약 4조2800억원)로, 2029년에는 40억2390만 달러(약 5조6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각광받는 운동 유도 약물은 인체가 실제 운동을 할 때 나타나는 대사·세포 변화(근육 강화, 염증 완화, 대사개선 등)를 약물 투여만으로도 일으키는 것이 핵심이다. 운동 중 근육에서 분비되는 생리활성 단백질 ‘엑서카인’의 작용을 분석해, 이를 모사하는 분자 또는 조성물로 신약을 개발하는 연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존 영양 보충제나 단순 약물과 달리, 세포 내 생화학적 신호를 직접 조절함으로써 근육량 저하 자체를 근원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가진다.
이런 신약 기술은 현재 사노피, 바이엘, 노바티스, 일라이릴리, 네슬레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주요 적용 대상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만성 근감소증 환자이며, 병원 내 진단·예방 서비스까지 연계하는 사업모델도 등장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낙상·골다공증 등 2차 질환 부담을 줄이고, 기존 물리치료 접근이 어려웠던 고위험층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운동 유도 약물 외에도 비슷한 원리의 노화·체력개선 약물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유럽에서는 후보물질 검증과 임상 2상·3상에 진입한 사례도 다수다. 한국 기업 역시 AI 기반 신약 후보물질 스크리닝, 엑서카인 기반 약리기전 연구, 바이오마커 탐색 등 신제품화 흐름에 뛰어들고 있다.
한편, 신약 개발 과정에서는 안전성·유효성 검증 외에도 식약처, FDA 등 규제당국의 임상 가이드라인,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 경계, 비침습 치료에 대한 정책 해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령자를 중심으로 흡수율, 부작용 등 개별 차이가 심해 임상설계의 정밀성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운동 유도 약물 등 차세대 근감소증 치료제가 인공지능 신약개발, 빅데이터 기반 바이오마커 활용 등 보건의료 혁신과 맞물린 ‘고령친화 신산업 육성’의 핵심이 될 수 있다”며 “국가적 정책 지원과 함께, 예측·예방 중심의 환자 관리 서비스가 시장 격차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