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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군집위성, 산불 실시간 감시”…재난 대응 체계 패러다임 전환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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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군집위성 기술이 대형 산불 예방을 위한 신개념 재난 대응체계로 조명받고 있다. 최근 잇따른 경북 지역 대규모 산불 피해로 인해 실시간 감시와 신속 대응을 가능케 하는 첨단 감시망 구축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우주에서 촬영 데이터를 수집하는 인공위성 관제 체계가 핵심 대안으로 부상했다. 업계는 다양한 위성을 하나의 편대로 운용해 지상 감시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인공지능 기반 분석까지 결합된 상황을 ‘재난 관리 혁신의 변곡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군집위성은 수십, 수백 기의 초소형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일괄 배치해 특정 임무를 분담 수행하는 플랫폼이다. 단일 위성 대비 고빈도 관측과 신속한 데이터 전송, 전 지구적 모니터링 성능에서 우위가 두드러진다. 산불 감지에서 이를 활용하면, 특정 지역 이상징후가 즉각 분석돼 초기 진압 골든타임 확보가 한층 수월해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저궤도 정지위성과 정보융합 플랫폼(FIRMS)을 활용해, 산불 활동 데이터를 24시간 내내 수집·배포하는 자동화 감시체계를 이미 운용 중이다. 국내의 경우, 중앙전파관리소 주최 기술 컨퍼런스에서 군집위성 연계 재난통신망이 논의되면서 공공재난 대응 어프로치 변화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기술적으로는 영상감지 중심의 중궤도 위성 체계와 달리, 최근 가벼운 소형 위성을 저궤도(약 500㎞ 상공)에 다수 띄울 수 있게 돼 감시 빈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실제 10기 내외 위성을 단일궤도에 동시 배치하면, 평균 9.75분 간격으로 산불 위험지역 영상 데이터가 확보되고, 전체 감시주기 역시 수배 빨라진다.

 

재난대응의 현장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위성을 통한 자료연동과 함께 드론 등 지상무인기 감시망, 데이터 중계용 통신 위성, 지상 데이터 처리 시스템을 통합하는 하이브리드 솔루션도 주목받고 있다. 장윤혁 모아소프트 센터장은 “드론 정찰 경로 및 감시영역 자동 설계, 위성 연계 재난통신망 구축 등은 과학적 분석 툴과 맞물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모두 저궤도 소형위성 보급에 따라 재난 검출·예측 정확도, 실시간 현장 데이터 연동 수준이 높아지면서, 기존 영상 위주 산불 감시 패러다임도 바뀌는 추세다. 단, 위성 설계·운용부터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개발까지 전주기 협업 체계가 필수적이며, 고주파 전파 간섭, 방사능 환경 등 기술적·정책적 난제도 상존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군집위성 기반 감시체계가 산불 등 대형 재난 대응방식의 표준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며 “산업계는 기술 발전과 함께 공공 정책, 재난관리 조직 역량 강화 등 제도적 기반 구축에도 나설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IoT·AI·통신 융합까지 결합된 차세대 감시망이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신중하게 관찰하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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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집위성#재난통신망#저궤도소형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