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빠른 예약”…SRT 추석 매크로 예매 막는다, 공정성 회복 바람
요즘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SRT 승차권 예매에 손이 바빠진다. 예전에는 가족과 모여 기차표를 잡는 일이 명절 풍경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공정하고 안전한 예매가 일상의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SRT가 올 추석을 앞두고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승차권 예매에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추석 특별 예매가 시작된 8일부터 SRT 공식 홈페이지와 앱, 전화 접수를 통해 경로, 장애인, 국가유공자 우선 예매가 이뤄지고,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일반 예매가 진행된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빠르고 쉽게 표를 구하려다 무분별한 자동화 프로그램까지 등장한 현실이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람은 새로고침만 하다 끝난다”, “매크로로 표가 싹 사라진다”는 하소연이 쏟아지며 불공정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명절 기간 표 예매가 시작되면 몇 초 만에 빈자리가 사라지는 상황이 반복되자, SRT 측은 “비정상적 접근이 예매 시스템에 과부하를 주고, 정당한 기회를 빼앗는다”고 직접 설명했다. 예매 시 1인당 최대 12매(1회당 6매 이내)만 허용되는 규정도 바로 이같은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의 배경에 ‘공정성 피로’와 ‘디지털 예절’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진 점을 지목한다. 교통정책 연구자 조은정 씨는 “명절 교통권은 단지 이동권이 아니라, 가족과 마주할 권리와 연결된다. 누구에게나 같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신뢰가 예매의 본질”이라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제발 매크로 잡아달라”, “매년 명절이면 예매가 스트레스지만, 이렇게 대응해주니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며 실사용자들도 긍정적인 기대를 내비쳤다. 실제로 불법 매크로 사용자는 회원 탈퇴는 물론, 경찰청 공동수사로 법적 처벌까지 예고돼 단순한 권고를 넘어선 강경함이 느껴진다.
작고 사소한 선택 같지만,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공정한 일상’의 감각은 바로 이 속에서 깊어지고 있다. 올해 추석, 예약 버튼을 누르는 손끝에는 공정 경쟁의 희망과 일상의 신뢰가 함께 담겨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