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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전 워밍업 경고…햄스트링 손상 줄여야 러닝시장 지킨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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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즐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생활 스포츠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몸으로 뛰어드는 러너가 늘면서 햄스트링 부상 위험도 커지고 있다. 스포츠의학계는 워밍업과 쿨다운을 소홀히 할 경우 달리기나 점프,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 동작에서 허벅지 뒤 근육이 손상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세손상을 반복 방치하면 장기적으로 운동 능력 저하와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러닝 열풍이 오히려 하지 근골격계 질환 수요를 키우는 역설적 상황도 우려된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달리기, 전력 질주, 방향 전환을 반복하면 햄스트링 손상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햄스트링은 허벅지 뒤쪽에 위치한 근육으로, 무릎을 굽히고 엉덩이를 펴는 동작을 담당한다. 스포츠 현장에서 관찰되는 햄스트링 손상 가운데 80~90퍼센트 이상이 갑자기 힘이 실리며 발생하는 외상성 급성 손상이다. 근육이 과도하게 늘어나거나, 순간적으로 강하게 수축할 때 근섬유가 찢어지면서 통증과 기능 장애가 동반된다.

손상이 발생하면 러너는 순간적이고 날카로운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때 일시적으로 뚝 하는 소리나 찢어지는 느낌이 동반될 수 있고, 이후 무릎을 굽히는 동작이 어려워진다. 햄스트링 주변 미세혈관이 손상되면 1일에서 3일 후 멍이 생기는 사례가 흔하다. 중력 영향으로 실제 손상 부위보다 아래쪽에 멍이 나타나며, 출혈된 혈액이 아래로 내려가 오금과 종아리까지 멍이 확산되는 양상도 보고된다.

 

대부분의 햄스트링 손상은 근육과 힘줄의 파열·부분 파열 형태로 나타나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견연골절이라고 불리는 뼈 분리 손상도 문제로 떠오른다. 힘줄이 붙어 있는 뼈의 일부분이 근육 수축력에 의해 함께 뜯겨 나가는 형태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하지센터에 따르면 이러한 견연골절은 특히 청소년 운동선수에게서 많이 관찰된다. 성인은 근육 조직이 먼저 찢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성장판이 남아 있어 상대적으로 약한 청소년은 근육보다 뼈 부위가 먼저 손상될 수 있다.

 

치료 접근법도 손상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근육과 힘줄이 부분적으로 손상된 일반적인 햄스트링 부상은 대개 보존적 치료가 우선 적용된다. 다만 근육의 완전 파열이나 견연골절이 동반된 중증 손상은 수술적 고정과 봉합이 필요할 수 있다. 초기 대응 단계에서 강한 스트레칭이나 강도 높은 마사지, 뜨거운 찜질은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하며, 급성기 이후 재활 단계에서는 물리치료를 포함한 체계적인 재활 프로그램이 권장된다.

 

햄스트링 손상 후 회복 기간은 평균 6주 정도로 알려져 있다. 세란병원 정형외과 박기범 하지센터장은 햄스트링이 어느 정도 회복된 것으로 보여도 충분한 근력과 유연성 회복 없이 조기에 운동에 복귀할 경우 재손상 위험이 3배 이상 증가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허벅지 앞쪽 대퇴사두근과 뒤쪽 햄스트링 사이 근육량과 힘의 불균형이 클수록 손상 위험이 높아진다. 전력 질주를 자주 하는 러너나 구기 종목 선수일수록 근육 밸런스를 평가하고 보완하는 근력 운동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손상 강도가 높은 경우에는 일상생활에서도 이상 신호를 확인할 수 있다. 멍이 허벅지 뒤에서 종아리까지 넓게 퍼지고,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거나 다리를 들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근육 완전 파열이나 골절 동반 손상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경우 전문의 진료를 미루면 출혈과 부종이 진행돼 회복 기간이 늘어나고, 부정유합과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커진다.

 

예방 차원에서는 워밍업과 쿨다운이 핵심 전략으로 제시된다. 달리기 전후로 종아리, 허벅지 등 하지 근육을 풀어주는 동작만으로도 부상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 박기범 센터장은 근육 피로가 누적되면 신경근 반응 속도가 떨어져 순간 가속과 감속에서 부상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운동 후에는 가벼운 조깅이나 걷기 등으로 심박수를 서서히 떨어뜨리는 쿨다운과 함께 냉찜질을 통해 염증 반응을 줄이는 관리가 도움이 된다.

 

운동 전 준비 단계에서는 정적 스트레칭보다 근육 온도와 혈류를 높일 수 있는 동적 스트레칭이 강조된다. 워킹 런지, 가벼운 스킵과 같은 동적 스트레칭은 근육과 힘줄의 탄성 범위를 넓혀 갑작스러운 부하에도 대응력을 높인다. 스포츠의학계는 러닝과 구기 스포츠 참여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햄스트링을 포함한 하지 근육 관리가 생활 스포츠 인프라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계에서는 러닝화와 웨어러블에 이어 부상 예방을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수요도 점진적으로 커질 수 있어, 근골격계 데이터 기반 스포츠의학 서비스 시장 확대 여지도 거론된다.

 

러너와 생활 체육 인구가 늘어날수록 햄스트링 손상을 포함한 하지 부상 관리가 건강 수명과 직결되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산업계와 의료계는 과학적 워밍업 교육과 조기 진단 시스템이 실제 현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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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트링손상#러닝인구#세란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