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품질경영 인증…딥노이드, MDSAP 획득으로 미일 공략
의료 인공지능 기업 딥노이드가 국제 의료기기 단일 심사 제도 MDSAP 인증을 획득하며 미국과 일본 등 선진 의료기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의 글로벌 상용화에서 품질경영시스템은 사실상 첫 관문으로 여겨진다. 업계에서는 딥노이드의 이번 인증을 의료 AI 기업이 규제 체계를 정면 돌파하며 글로벌 확장에 나서는 분기점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딥노이드는 국제 의료기기 규제 당국자 포럼 IMDRF가 운영하는 MDSAP 인증을 취득했다고 2일 밝혔다. MDSAP는 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이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지 단일 심사로 검증하고 해당 기업에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딥노이드는 참여국 가운데 미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인증을 획득해 두 국가 인허가 심사의 기반이 되는 품질경영 요건을 충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MDSAP 제도는 미국 일본 캐나다 브라질 호주 등 5개국 규제기관이 공동으로 인정하는 국제 심사 체계다. 기업은 각 국가별로 중복 심사를 받는 대신 단일 심사를 통해 공통된 품질 기준 충족 여부를 입증할 수 있다. 딥노이드는 이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 FDA와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 PMDA에서 요구하는 품질경영시스템 요건이 충족됐음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았다고 설명했다. 양국에서 의료기기 인허가를 본격 신청하기 위한 사전 단계에 도달한 셈이다.
의료 AI의 경우 알고리즘 정확도 못지않게 데이터 관리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절차 등 품질 체계가 인허가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MDSAP는 이런 품질경영 프로세스를 국제 공통 기준에 맞춰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딥노이드는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개발해 온 경험을 품질 시스템 전반에 반영해 심사 대응 역량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을 내놨다.
최우식 딥노이드 대표는 이번 인증을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전략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규정했다. 그는 MDSAP 취득으로 인허가 준비 기간을 줄이고 해외 파트너와의 공동 연구 및 기술 제휴 논의를 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의료 AI 기업은 품질경영 인증을 기반으로 병원 그룹이나 의료기기 제조사와의 협력 계약에서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딥노이드는 글로벌 학회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30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북미영상의학회 RSNA 2025에 참가해 주요 솔루션을 시연 중이다. 전시 제품 가운데 딥 뉴로는 뇌혈관 질환 진단을 보조하는 인공지능 솔루션으로, 영상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소견 가능성이 높은 부위를 신속하게 표시해주는 기능을 앞세우고 있다. 의료진이 응급 상황에서 치료 우선순위를 정하고 판독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구조다.
또 다른 핵심 솔루션 M4CXR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흉부 X선 판독 소견서 초안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시스템이다. 의료진이 영상과 환자 정보를 바탕으로 최종 소견을 작성하기 전 초안을 제시해 문서 작업 부담을 줄이고 보고서 형식의 표준화를 돕는 방향을 지향한다. 최근 영상의학 분야에서 생성형 AI를 임상 워크플로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확산되는 가운데, 딥노이드는 자사 솔루션을 글로벌 병원 네트워크와 공동 연구 형태로 검증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의료기기 소프트웨어를 둘러싼 규제와 품질 요구 수준이 높아지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의료기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세분화되면서, 알고리즘의 학습 데이터 출처와 업데이트 방식까지 규제 영역에 포함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MDSAP와 같은 국제 단일 심사 제도는 여러 국가를 동시에 겨냥하는 기업에게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딥노이드가 미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확보한 MDSAP 인증이 향후 북미와 아시아권 병원 및 의료기기 업체와의 협업 논의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인허가는 여전히 각국 규제기관의 임상 데이터 요구 수준과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사용성 검증이 변수로 남아 있다. 산업계는 딥노이드의 행보를 포함해 국내 의료 AI 기업들이 국제 품질 기준을 기반으로 얼마나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