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초 만에 아웃”…제일런 카터, 침 뱉기 논란→NFL 개막전 최단 퇴장
비로 젖은 필라델피아 스타디움, 그리고 온몸을 굳게 만든 개막전 초반의 충격. 모두가 오랜 기다림 끝에 마주한 NFL 2025시즌, 단 6초의 시간이 경기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꿔 놓았다.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제일런 카터는 경기 시작 직후 상대 쿼터백 닥 프레스콧을 향해 침을 뱉는 돌발 행동으로 퇴장을 선고받았다. 개막전의 무게보다 무거운 침묵이 연출된 순간, 팬들은 당혹감 속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정규리그 개막전답게 양 팀 선수들의 긴장감은 경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극에 달했다. 양측 선수들은 첫 플레이 이후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으며, 결정적인 장면은 이글스 수비수 제일런 카터와 카우보이스의 닥 프레스콧 사이에서 나왔다. 심판은 즉각적으로 현장을 확인한 뒤 카터에게 퇴장 신호를 내렸고, 플레이는 일시 정지됐다. 잦은 트래시토크와 거칠어진 감정이 결국 예상치 못한 사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닥 프레스콧은 경기 후 "침은 바닥으로 뱉었다"고 해명하며 자신의 경솔한 행동에 대한 억울함도 내비쳤다. 반면, 제일런 카터는 6일 인터뷰에서 책임을 전적으로 수용하며 공식 사과의 뜻을 전했다. 카터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자신의 행동으로 실망했을 팬들과 동료들에게 사죄했다. NFL 사무국은 추가 징계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이번 사건은 스포츠 현장에서 반복돼 온 침 뱉기 논란의 연장선 위에 있다. 최근 우루과이 축구대표 루이스 수아레스가 리그스컵 결승 후 6경기 징계를 받은 사례, 2010년 윔블던 테니스 코트에서 빅토르 하네스쿠가 조롱을 참지 못하고 관중석을 향해 침을 뱉어 벌금을 낸 일, NFL 2006시즌 터렐 오언스의 사례 등 다양한 징계 기록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1996년 메이저리그의 로베르토 알로마 등도 판정 불복 과정에서 침을 뱉어 논란 끝에 중징계를 받았다.
1991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찰스 바클리 역시 관중석에서 침을 뱉는 일을 겪은 바 있다. 인종차별적 발언에 분노한 감정이 뜻밖의 피해로 이어졌고, 바클리는 이후 자신이 인생을 반성한 계기가 됐다고 밝혀왔다.
제일런 카터의 6초 만의 퇴장은 NFL 개막전 역사상 가장 빠른 퇴장 사례로 공식 기록됐다. 아직 시즌의 시작점에 불과하지만, 충격과 논란의 여운은 경기장을 찾은 팬뿐 아니라 미국 스포츠계 전체에 뚜렷한 화두를 남겼다. 최근 이어지는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 논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깊어진다는 반응이다.
끝내 비가 내려앉은 그라운드에 남겨진 여운, 선수 한 명의 실수는 무겁게 자리했다. 그 순간을 지켜본 관중들은 짧은 충격과 긴 자성의 시간을 함께했다. NFL 2025시즌은 앞으로도 치열하게 이어진다. 각 팀의 내일을 점치는 긴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