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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 스튜디오 전면 개편"...카카오, 창작 플랫폼 경쟁력 강화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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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 제작 플랫폼이 단순 유통 창구를 넘어 창작 인프라 경쟁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 전면 개편을 통해 제작 공정을 줄이고 관리 기능을 고도화하며, 이모티콘 창작 생태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변화한 디지털 콘텐츠 창작 환경을 반영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운영 효율을 높여 다수의 개인 창작자를 장기적으로 플랫폼 안에 묶어두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메시징 기반 플랫폼이 이모티콘과 같은 소형 디지털 IP를 얼마나 빠르고 많이 확보하느냐가 향후 콘텐츠 경쟁력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개편된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는 제작 단계 전반을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다수의 이미지를 한 번에 올릴 수 있는 파일 일괄 게재 기능과 개별 컷의 노출 순서를 쉽게 조정할 수 있는 순서 편집 기능을 제공해 반복 작업 부담을 줄였다. 결과물을 메시지 환경에서 어떻게 보이게 될지 사전에 확인하는 미리보기 기능도 강화해, 검수 과정에서 발생하던 시행착오를 줄이는 구조다.

창작 과정의 유연성과 진입 허들도 낮췄다. 작업 중간 저장을 돕는 임시 저장 기능과 제출 후 24시간 이내 취소 기능을 더해, 초보 창작자도 비교적 부담 없이 작품을 다듬어 제출할 수 있게 했다. 동시에 제작 단계와 규격을 간소화해 전문 그래픽 툴에 익숙하지 않은 개인도 기본 요건만 충족하면 이모티콘 제작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운영과 성과 관리 측면에서는 대시보드와 알림 기능이 핵심 업데이트다. 대시보드는 제안, 심사, 출시 등 각 단계별 진행 상황을 한 화면에서 확인하는 일종의 관리 콘솔 역할을 한다. 여기에 심사 결과나 일정 변경 등을 즉시 알려주는 알림 기능을 더해, 과거 메일 확인이나 별도 문의에 의존하던 비효율을 줄였다. 제안부터 출시까지의 모든 이모티콘 작품을 한눈에 모아 보는 내 작업실 메뉴도 새로 도입돼, 다수의 시리즈를 운영하는 창작자 입장에서는 포트폴리오 관리 도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 환경 제약을 줄이기 위한 화면 최적화도 병행했다. PC뿐 아니라 모바일 기기에서도 스튜디오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정비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간단한 수정이나 제출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 메시지 플랫폼이 모바일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창작 도구 역시 모바일 친화적으로 재편한 셈이다.

 

콘텐츠 포맷 측면에서는 미니 이모티콘을 정식 라인업에 편입한 것이 눈에 띈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베타 형태로 운영해 온 미니 이모티콘 기능을 이번 개편을 통해 스튜디오에 공식 도입했다. 누구나 미니 이모티콘을 제안할 수 있게 되면서, 짧은 길이와 단순 구조를 활용한 경량형 콘텐츠 실험이 본격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카카오는 이를 이용자 경험 확장과 신규 창작자 발굴을 동시에 겨냥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제작 부담이 적은 포맷을 전면에 배치해, 새로운 창작자가 첫 진입 시도를 할 수 있는 관문 역할을 기대하는 구조다.

 

카카오는 스튜디오 개편과 연계한 이용자 참여형 마케팅도 준비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이모티콘 스튜디오 페이지를 확인한 뒤 채널 포스트에 이모지를 댓글로 남기면 자동 응모되는 댓글 참여 이벤트를 진행해, 추첨을 통해 1000명에게 이모티콘 플러스 1개월 무료 이용권을 제공할 계획이다. 창작 도구 개편과 유료 구독 서비스 체험을 동시에 노출해, 공급자와 수요자를 한 플랫폼 안에서 선순환시키려는 구독 연계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이번 조치를 글로벌 메시징 플랫폼의 크리에이터 지원 흐름과 맞닿은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메신저 기반 플랫폼은 스티커와 이모티콘을 개별 IP로 키워 수익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대형 스튜디오뿐 아니라 개인 창작자 풀을 빠르게 늘리며 네트워크 효과를 키워왔다. 제작 공정을 줄이고 실시간 관리 도구를 제공하는 방향의 업데이트는, 제작자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플랫폼 내부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필수 전략으로 평가된다.

 

김지현 카카오 이모티콘 트라이브 리더는 이번 개편 배경에 대해 창작자들의 지속적인 활동을 지원하고 건강한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 리더는 창작자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만큼, 더 많은 창작자가 도전해 생태계를 함께 넓혀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 개편이 실제로 신규 창작자 유입과 수익 구조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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