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둔화에 위험자산 되돌림”…미국증시, 연준 인하 경계 속 12월 첫날 약세
현지시각 기준 12월 1일 오전, 미국(USA)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12월 첫 거래일 개장과 함께 일제히 약세로 출발했다. 제조업 지표 둔화 우려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완화 가능성을 둘러싼 경계심이 겹치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전반에 되돌림 조정 흐름이 번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증시 조정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 제조업 부진, 가상자산 급락, 일본은행(Japan BOJ) 정책 변화 가능성 등 복합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11월 강세장 이후 숨 고르기 국면 진입 신호로 해석된다.
현지시각 기준 1일 오전 10시 37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6,813.21로 전장 대비 약 0.5% 하락했고,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지수는 23,189.26으로 0.7% 안팎 밀렸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도 47,485.13으로 0.4% 후반대 약세를 보이며 동반 조정 흐름을 나타냈다. 나스닥 100 지수는 0.7%대, 소형주 중심 러셀 2000 지수는 1%가 넘는 하락을 기록해 위험자산 전반에 매도 우위가 짙어지는 양상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17.77까지 8%대 급등해 옵션 시장에서 변동성 헤지 수요가 빠르게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1/1764600715767_275045167.jpg)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에 따르면 이번 하락은 장 개장 전 선물 거래 단계에서 이미 방향성이 드러났다. 추수감사절 연휴 직후 단축 거래일이었던 직전 금요일 뉴욕증시는 0.5% 이상 상승하며 11월을 무난히 마감했지만, 월초 첫 거래일을 앞둔 선물시장은 이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는 쪽으로 움직였다. 통상 고용지표가 몰리는 이른바 ‘잡스 위크’가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비워진 가운데, ISM 제조업지수, 민간 고용,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 등이 분산 발표되는 일정도 투자자들을 관망 기조로 묶어두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찰스 슈왑에 따르면 11월 한 달 동안 S&P500은 7개월 연속 월간 상승을 이어간 반면, 나스닥은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과 맞물려 월간 기준 약세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핵심주가 11월 내내 가격 조정을 거치면서, 그간 시장을 이끌던 소수 빅테크의 모멘텀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S&P500 동일가중 지수가 시가총액 가중 지수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보이면서, 초대형 기술주 쏠림에서 중형·전통 산업주로 수급 저변이 넓어지는 흐름도 포착됐다. 12월 초 조정 국면에서는 이 같은 선행 흐름이 일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재조정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웰스파고는 이날 아침 선물시장이 ISM 제조업지수와 가격지수 발표를 앞두고 약세를 키우며 11월 마지막 거래일의 상승분을 되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과 아시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여전히 기준선인 50을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데다, 중국(China)의 제조·비제조 PMI가 모두 수축 국면 아래에서 횡보하는 점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되살리고 있다. 일본은행의 정책 정상화 가능성 부각으로 미 국채와 일본 국채 간 금리 매력도 차이가 줄어들 조짐을 보이는 점도 국제 자금 흐름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외환·원자재 시장에서는 달러 약세, 국제 유가 강세, 금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일부 이동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가상자산 시장의 급락도 위험 선호 심리를 위축시키는 변수다. 비트코인 선물이 5% 중반대 하락하면서 코인베이스 등 암호화폐 관련주가 3∼5%대 약세를 기록했고, 이는 AI·고성장 기술주 전반에 피로감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엔비디아, AMD,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 등 고성장주가 장 초반 동반 하락해 나스닥 지수 하방 압력을 확대했다. 반면 코카콜라, 월마트, 프록터앤드갬블, 펩시코 같은 방어적 소비재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장초반 수급이 뚜렷한 ‘리스크 오프’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소비 측면의 기초 체력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도 병존한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와 리테일 데이터 업체들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로 이어지는 미국 연말 쇼핑 시즌 초입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고 있다. 카드 결제 데이터와 온라인 트래픽을 종합할 때, 인플레이션과 고용 불안 우려에도 소비자들은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지출 총액을 크게 줄이지는 않고 있다. 이 흐름은 아마존, 메이시스, 달러트리, 달러제너럴, 아메리칸이글 등 유통·소비 관련주의 실적에 대한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준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시장 방향성을 흐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12월 10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연준 위원들이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 공개 발언을 자제하면서, 투자자들은 향후 물가와 고용지표를 토대로 추가 25bp 인하 여부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다. 찰스 슈왑은 연준이 지난 9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연내 추가 인하를 두고 위원 간 견해 차이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일부 위원은 물가가 아직 목표 수준에 안착하지 않았고 노동시장이 구조적으로 완화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점을 들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향후 추가 완화에 대해서는 강경한 경계 신호를 보내는 이른바 ‘매파적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이 장초반 제한된 하락세 속에서도 공격적 베팅을 막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환율이 중요한 변수로 부상한다. 12월 1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66.8원으로 전일 대비 3.7원 내렸다. 달러 약세와 맞물린 원화 강세는 한국 투자자들의 달러 자산 평가액을 원화 기준으로 줄이는 효과를 낳아, 주가가 보합권일 경우에도 환차손이 일부 발생한다. 이는 고점 구간에서 차익 실현 유인을 키우는 한편, 신규 매수 관점에서는 달러 매수 비용이 낮아지는 기회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환율과 지수 수준을 동시에 고려한 분할 매수 전략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는 시점이라고 본다.
서학개미 자금 흐름에서도 전략 변화가 나타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11월 27일 기준 미국 주식 보관금액 상위 10개 종목은 테슬라, 엔비디아, 팔란티어 테크, 알파벳 A, 애플, 인베스코QQQ, 아이온큐, 마이크로소프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 순이다. 이 가운데 테슬라, 엔비디아, 팔란티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일부 레버리지 ETF는 보관금액이 감소한 반면, 알파벳 A, 인베스코QQQ, 아이온큐, 일부 인덱스·국채 ETF의 보관금액은 늘었다. 상위 20위까지 범위를 넓히면 브로드컴, 아마존닷컴, 메타 플랫폼, Invesco NASDAQ 100,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 등으로 투자 대상이 다변화하는 흐름도 확인된다.
보관금액 증감과 주가 흐름이 엇갈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테슬라는 11월 27일 기준 보관금액이 174억원 줄었지만, 12월 1일 장초반 주가는 430.28달러, 약 0.03% 상승을 기록했다. 고점 부근에서 일부 차익 실현이 진행되면서도 핵심 보유 종목 지위는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엔비디아는 같은 기간 보관금액이 925억원 감소했고 현재 주가도 0.39% 내리며, AI 핵심주에 대한 피로감과 변동성 우려가 실제 비중 축소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팔란티어 테크 역시 보관금액이 157억원 줄고 주가가 2%대 약세를 보이며 단기 급등 뒤 차익 실현성 매물이 우세한 상황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알파벳 A는 11월 27일 보관금액이 4,235억원 급증했지만, 12월 1일 장초반 주가는 0.58% 하락해, 11월 중후반 공격적인 매수 이후 단기 조정 구간에 들어선 양상이다. 애플은 6조 8,692억원 규모 보관잔액에서 73억원이 줄어든 가운데 주가가 0.3% 하락해 장기 핵심 보유 종목 위상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투자자들이 고점 부담을 의식해 미세 조정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인베스코QQQ, Invesco NASDAQ 100, 프로셰어즈 울트라·울트라프로 QQQ ETF 등 나스닥 추종 ETF는 보관금액이 각각 134억원, 102억원, 21억원 증가했지만, 장초반에는 0.7∼2%대 하락을 겪고 있어, 서학개미가 나스닥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는 11월 27일 기준 보관금액이 5조 2,442억원으로 114억원 늘었고, 주가는 1.21% 하락했다. 고위험·고변동 섹터임에도 서학개미가 꾸준히 비중을 늘리는 모습은 성장주 선호 성향이 여전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브로드컴도 보관금액이 665억원 증가한 가운데 주가는 2%대 후반 약세를 나타내, 단기 급락을 매수 기회로 보는 중장기 투자자와 변동성을 부담스러워하는 단기 트레이더의 매매가 교차하는 구간으로 분석된다. 아마존닷컴과 메타 플랫폼은 각각 910억원, 73억원 보관금액 증가와 함께 주가가 소폭 등락을 오가는 혼조세를 보이며, 소비·광고·클라우드 펀더멘털과 AI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상위 50개 종목 보관금액 합계에서는 서학개미 자금의 큰 흐름이 더 뚜렷하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1월 27일 기준 미국 증시 상위 50개 종목 보관금액 총액은 175조 2,617억원으로, 이전 집계일 대비 5,574억원 늘었다. 일별 추이를 보면 11월 10일 180.3조원에서 11일 178.3조원, 12일 176.4조원으로 줄어든 뒤 13일 168.4조원, 18일 166.4조원까지 감소하며 디레버리징 국면을 거쳤다. 이후 19일 168.2조원, 24일 168.2조원, 25일 171.7조원, 26일 174.7조원, 27일 175.3조원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 서학개미 자금이 11월 중순 조정 이후 다시 미국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보관금액 통계는 집계 과정에서 하루에서 이틀가량 시차가 발생해, 11월 27일 데이터와 12월 1일 장초반 시세 사이에는 시점 차이가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보관금액 증감과 당일 주가를 1대1로 대응시키기보다, 특정 종목·섹터에 대한 중기적 선호도와 위험 선호도 변화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한다.
연간 흐름에서도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25년 11월 현재 한국 투자자의 미국 증시 보관금액 총액은 234조 1,019억원으로, 전월 대비 6.1% 감소했다. 앞선 10월 보관금액이 249조 3,82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11월 들어 지수 조정과 함께 일부 차익 실현 및 레버리지 축소가 진행된 것으로 해석된다. 월별 추이는 1월 166.77조원, 5월 175.02조원, 7월 192.05조원, 9월 228.14조원, 10월 249.38조원으로 증가세를 유지하다 11월 234.10조원으로 다소 후퇴했다. 전문가들은 서학개미가 구조적으로 미국 증시 비중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는 레버리지를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날 장초반 뉴욕증시에서 서학개미 상위 보유 종목 시세는 혼조세다. 테슬라와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강세 1.5배 ETF는 각각 0.03%, 0.05% 소폭 상승하며 다른 빅테크 대비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자율주행 규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장기 성장성과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반면 엔비디아, 나스닥 추종 ETF,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는 1∼3% 하락해 AI 반도체 관련주의 과열 논란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매도 우위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여기에 비트코인 급락과 중국 제조업 PMI 부진 등이 겹치며 위험자산 전반에서 단기 과열을 식히는 조정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방어적 성격의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는 소폭 상승했고, 보관금액도 120억원 증가했다. 이는 일부 서학개미 자금이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단기 국채 ETF 등 저위험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슈왑 미국 배당주 ETF, 뱅가드 S&P500 ETF 등 배당·광범위 지수 ETF에도 순유입이 이어지면서 고성장주·레버리지 ETF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인덱스 상품으로 자금이 분산되는 경향도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움직임을 전면적인 위험 회피라기보다는 고평가 테마주의 비중을 줄여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는 질적 조정으로 보고 있다.
종합하면 12월 1일 장초반 뉴욕증시는 제조업 지표 둔화 우려, 연준의 추가 완화 불확실성, 비트코인 급락, 아시아 제조업 부진 등 복합 변수 속에 위험자산 조정 압력이 우세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 먼데이로 대표되는 소비 회복력, S&P500의 7개월 연속 상승, 서학개미 보관금액의 점진적 회복 등을 감안하면 현재 하락은 구조적 추세 전환보다는 단기 과열을 식히는 숨 고르기 국면이라는 해석에도 힘이 실린다. 국제사회와 글로벌 투자자들은 향후 발표될 미국 제조업·고용·물가 지표와 연준의 12월 금리 결정이 이번 조정을 일시적 진통으로 마무리할지, 더 큰 변동성의 전조가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