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누리호4차발사”…추진제충전완료로발사초읽기
한국형발사체누리호가 4차발사를 앞두고 추진제충전을 모두 끝내며 최종 점검 단계에 들어갔다.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된 누리호는 연료와 산화제 주입을 마친 뒤 발사대에서 홀로 서는 단계에 진입했고, 이후 발사자동운용시스템을 통해 이륙 직전까지 자동 점검과 카운트다운 절차를 거치게 된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번 발사 준비 과정을 통해 한국형 발사체 운용능력을 한층 고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26일 오후 10시10분부터 누리호 연료 탱크 충전을 시작해 약 1시간10분 뒤 해당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후 산화제 충전에 착수해 26일 오후 11시50분께 산화제 주입까지 끝내면서 추진체 충전이 모두 완료된 상태가 됐다. 추진체는 발사체를 우주 궤도로 올리는 에너지를 내는 핵심 요소로, 연료와 산화제를 정해진 온도와 압력, 주입 속도로 관리하는 것이 발사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기술 포인트로 꼽힌다.

이번 과정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기립장치 철거 단계다. 누리호를 수직 상태로 세워 지지해 주던 기립장치는 26일 오후 11시45분부터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기립장치는 발사체 조립과 점검 과정에서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해 주는 설비로, 마지막에 제거돼야 발사체가 독립적으로 선 상태에서 이륙을 준비할 수 있다. 기립장치가 완전히 철수되면 누리호는 발사대 상단에서 자체 구조만으로 서 있는 ‘홀로서기’ 상태에 진입해 사실상 발사 직전 단계에 도달한다.
기술적으로는 추진제 충전 과정이 정교한 자동제어 시스템과 결합돼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추진제 탱크 내 온도와 압력, 누설 여부는 실시간 센서 데이터로 모니터링되며, 발사관제시스템은 이상 수치 감지 시 자동으로 충전 속도 조절이나 긴급 차단을 수행하도록 설계돼 있다. 기존 세대 발사체에 비해 누리호는 국산화된 전자장비와 제어 소프트웨어 비중이 높아졌고, 추진제 관리 알고리즘도 고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연료와 산화제를 최적 조건으로 채우는 동시에, 발사 직전까지 안전 여유를 확보하는 구조가 마련돼 있다.
누리호 발사 준비의 마지막 관문은 발사자동운용으로 불리는 PLO다. 발사 10분 전인 27일 0시45분부터 가동될 예정인 PLO는 발사관제시스템이 연동돼 이륙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 모든 준비 절차를 자동으로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운용 체계다. 점화 시퀀스, 추력 발생 준비, 밸브 개폐, 전원 전환과 같은 세부 단계가 초 단위로 스케줄링돼 있으며, 각 단계에서 센서 데이터가 허용 범위를 벗어나면 즉시 발사 절차를 중단하도록 설계돼 있다. 우주항공청은 이 자동운용 체계가 사람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전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이번 4차 발사는 누리호가 상업 수준의 발사 신뢰도에 근접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분기점으로 언급된다. 글로벌 발사체 기업들이 재사용 로켓과 고빈도 발사로 비용을 낮추는 가운데, 한국은 누리호를 통해 독자적인 궤도 투입 역량과 발사 운영 데이터 축적을 병행하고 있다. 추진제 충전과 PLO 시스템 안정화는 향후 소형 위성 다수 탑재, 정기 발사 서비스와 같은 시장 진입 시도에도 직결되는 요소로 평가된다.
해외 우주 강국들은 이미 자동화 수준이 높은 발사 운용 체계를 상용화했다. 미국과 유럽은 고도화된 발사자동운용 시스템과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발사 전 점검 시간을 줄이고, 이상 상황 발생 시 즉시 중단과 재개를 반복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했다. 한국은 누리호 발사 경험을 축적하면서 유사한 수준의 자동화와 신뢰성을 단계적으로 확보해 가는 과정에 있다. 특히 센서 데이터 분석과 예측정비, 이상징후 조기 탐지를 위한 데이터 기반 운용기술 도입이 향후 경쟁력을 가를 요소로 거론된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발사 성공 여부와 별개로 추진제 충전부터 기립장치 철거, PLO 가동까지 전 과정을 정밀 분석해 차기 발사체 개발과 운영 전략에 반영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누리호가 계획대로 27일 0시55분 우주를 향해 날아오를 경우 한국형 발사체의 운용 신뢰도가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다고 보면서도, 상용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반복 발사와 비용 구조 개선, 재사용 기술 확보 등 후속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짚는다. 산업계는 이번 발사 준비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운용 노하우가 향후 민간 우주 발사 서비스 생태계 조성의 기초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