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규제 불확실성 상당 부분 해소”…리플 XRP, 미국 시장 재진입에도 가격 정체 우려와 기대 교차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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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2일, 미국(USA) 가상자산 시장에서 리플(Ripple)사의 암호화폐 리플(XRP)이 규제 환경 개선과 기관 시장 진출 가속화에도 불구하고 약 2달러선 부근에서 좁은 범위의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내 규제 명확성이 상당 부분 확보되면서 제도권 편입 기대가 커졌지만, 가격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지 않자 투자자들의 피로감과 조급함이 동시에 부각되는 양상이다. 이번 흐름은 단기 시세 변동보다 규제와 산업 구조 변화가 향후 XRP 가치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리플은 미국 규제 당국과의 법적 공방을 거치며 자사 토큰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줄여 왔다. 그 결과 미국 내 일부 기관 투자자와 결제 네트워크가 XRP 활용 방안을 다시 검토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22일 오후 기준 시장에서는 리플이 규제 리스크 축소를 계기로 대형 금융기관과의 협업, 국경 간 결제 솔루션 확대 등 사업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XRP 가격이 2달러 안팎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호재 대비 부진한 시세”라는 평가가 따른다.  

리플과 미국 규제기관 간 갈등은 수년간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해 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XRP의 증권성 여부를 문제 삼으면서, 주요 거래소 상장 폐지와 유동성 위축이 이어졌고, 리플의 미국 내 영업 기반도 크게 흔들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리플은 소송 대응과 병행해 유럽(EU)과 중동·아시아 지역 금융기관을 상대로 한 결제 네트워크 확장에 집중해 왔다. 미국 규제 리스크가 완화되는 최근 흐름은 리플이 다시 최대 자본시장을 본격 공략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변화는 주변국과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서 규제 불확실성이 줄어들 경우, 일본(Japan)과 싱가포르(Singapore), 유럽연합(EU) 등에서 이미 디지털 자산 규제 틀을 정비한 당국이 XRP 활용 범위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부 아시아 금융허브는 리플의 기술과 자국 결제 인프라를 접목해 국제 송금 비용을 낮추려는 구상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금융당국도 미국 측 규제 해석과 산업 반응을 참고하며 자국 내 디지털 자산 정책 방향을 조율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투자자 심리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법적·규제 환경은 개선됐지만 가격이 반응하지 않는다”는 불만과 함께, 장기간 횡보에 따른 이탈 움직임도 나타난다.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2달러대 옆걸음”이 계속될 경우 보다 변동성이 큰 다른 자산으로 이동하겠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장기 투자 성향을 가진 일부 참여자들은 “현재 가격대가 규제 명확성과 네트워크 확장 잠재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국제 주요 매체와 시장 분석 기관은 XRP를 둘러싼 상황을 엇갈리게 해석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들은 리플의 규제 리스크 완화를 “디지털 결제 인프라 경쟁의 새로운 국면”으로 평가하면서도,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 약세가 XRP 상승 여력을 제약한다고 지적한다. 유럽의 일부 금융 전문지는 리플이 국제 송금 분야에서 전통 금융 인프라를 보완할 수 있는 후보 중 하나라고 보면서도, 경쟁 네트워크와의 기술·규모 경쟁에서 우위를 입증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전망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낙관론자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규제 환경 개선과 기관 수요 확대가 XRP의 본질적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특히 국경 간 결제, 유동성 공급, 토큰화 자산 결제 등에서 실사용 사례가 늘어날 경우, 현재 횡보 구간이 “장기 상승 사이클 이전의 조정 구간”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글로벌 가상자산 규제가 여전히 유동적이며, 리플이 미국 외 시장에서 쌓아온 네트워크를 실제 수익과 토큰 가치로 얼마나 전환할 수 있을지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리플 XRP의 가격이 당분간 2달러선 부근에서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규제 명확성과 기관 채택 확대라는 펀더멘털 변화가 어느 시점에 시장 가격에 반영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자산을 둘러싼 국제 규제 정비와 금융권의 기술 도입 경쟁이 계속되는 한, XRP를 둘러싼 논쟁 역시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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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xrp#미국암호화폐규제#기관투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