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2연패 집념”…사발렌카, 아니시모바 제압→메이저 4회 정상 질주
강철 같은 의지와 활력 넘치는 스트로크가 빛난 밤, 관중의 물결 위로 사발렌카의 이름이 내내 울려 퍼졌다. 끊임없이 몰아치는 긴장과 환호 속에서, 사발렌카는 마지막 공이 라인을 스치고 넘어가는 순간까지 단 한순간도 집중을 풀지 않았다. 경기 끝에 뿜어져 나온 환희는 지난 한 해의 노력과 도전을 상징했다.
2024년 9월 6일, 미국 뉴욕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 사발렌카는 어맨다 아니시모바와 마주하며 US오픈 2연패, 그리고 통산 네 번째 메이저 트로피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에 이어 결승에 진출한 두 선수의 맞대결에 세계 테니스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움켜쥔 쪽은 사발렌카였다. 아니시모바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한 뒤, 상대가 잠시 역전했지만 특유의 공격력으로 1세트를 6-3으로 마무리했다. 이어진 두 번째 세트는 치열한 접전이었다. 중반 3-1 리드를 잡은 사발렌카는 아니시모바의 끈질긴 추격에 3-3 동점을 허용했으나, 결정적인 순간 상대 실책을 기회로 삼아 다시 흐름을 바꿨다. 승부는 결국 타이브레이크로 치달았고, 사발렌카가 7-3으로 우위를 지켜내며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수치에서도 우승 주인공의 면모가 드러났다. 사발렌카는 메이저 단식 본선 통산 100승이라는 이정표를 세웠고, US오픈 여성 단식 2연패라는 기록도 남겼다. 반대로 아니시모바는 공격 시도(22-13), 서브 에이스(4-1)에서 앞섰지만 결정적 실책(29-15)과 더블 폴트(7-2)가 더 많아 빛을 잃었다.
이번 우승으로 사발렌카는 세리나 윌리엄스 이후 11년 만에 US오픈 2연패를 달성한 여성 선수 반열에 합류했다. 사발렌카는 2023·2024년 호주오픈, 2023·2024년 US오픈에서 모두 우승하며 하드코트 위 절대 강자의 진면목을 보였다. 아니시모바는 메이저 결승 두 번째 도전에서도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사발렌카는 상금 500만달러, 한화 약 69억4000만원을 손에 쥐며 최근 3년 연속 메이저 우승 세리머니를 이어갔다. 아니시모바 역시 선전했으나, 준결승과 결승 무대에서 연이어 고배를 들어야 했다. 대신 곧 새롭게 발표될 세계랭킹에서 4위 도약이 예상되며 위로를 삼게 됐다.
아니시모바는 오는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 코트에서 열리는 WTA 투어 코리아오픈에 참가해 재도전에 나선다. 테니스의 짙은 여운과 경쟁, 그 속에서 다시 피어날 드라마를 기다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