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7천억원 신종자본증권 발행…롯데건설, 부채비율 170%대로 낮춘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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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이 7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며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금리와 환율 변동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여력을 선제적으로 보강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건설경기 조정 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차입 확대 없이 자본을 두텁게 하는 방식이라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롯데건설은 27일 공시를 통해 국제회계기준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신종자본증권 7천억원어치를 발행해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회사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자본 확충을 위한 신종자본증권 발행 안건을 승인했으며, 이번 결정을 통해 장기 조달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 7천억원 신종자본증권 발행…부채비율 170%대로 개선 전망
롯데건설, 7천억원 신종자본증권 발행…부채비율 170%대로 개선 전망

신종자본증권은 회사채의 한 종류지만 회계 처리상 자본으로 인식돼 부채가 아닌 자기자본으로 잡힌다. 롯데건설은 이를 통해 차입 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자본을 확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행 대상 신종자본증권의 만기는 30년으로,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각각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해 신용도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발행 규모는 내달 29일과 내년 1월 29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천500억원씩 집행돼 총 7천억원이 조달된다. 표면금리는 5.8%로 책정됐다. 회사는 장기성 자본 성격의 조달 수단을 활용함으로써 금리 부담과 상환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본총액이 기존 약 2조8천억원에서 3조5천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연결 기준 부채비율도 올해 3분기 말 214% 수준에서 170%대로 하락해 주요 재무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부채비율 하락은 향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시 자금 조달 여건을 완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유동성 측면에서도 비교적 여유가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8천억원 수준이며, 미사용 한도를 포함한 전체 가용 유동성은 약 1조3천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이 수준이면 단기적인 자금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업 현장에서도 현금 흐름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건설은 서울 강남구 청담 르엘 후분양 사업장이 이미 준공됐고, 송파구 잠실 르엘 역시 내달 준공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사업장의 입주가 본격화되면 분양대금 유입이 늘면서 양호한 현금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건설경기 변동성 확대, 급격한 환율 상승, 국내외 통화정책 변화 등 향후 대외 여건 악화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부터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해 왔다고 밝혔다. 또 조달 구조의 장기화와 재무지표 개선을 동시에 추진함으로써 롯데건설의 자금 대응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재무 체력 선제 보강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국내 건설사들의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롯데건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유사한 자본 확충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당국과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기조가 강화된 환경에서 건설사의 재무전략 방향성에도 변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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