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빈곤의 병으로”…유엔, 글로벌 보건 위기 진단
비만 문제가 글로벌 건강 패러다임의 중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유엔 아동기구(UNICEF) 영양 전문가 아프샨 칸은 최근 비만이 더는 ‘부자의 병’이 아니라 경제적 불평등을 반영하는 ‘빈곤의 병’으로 자리잡았다고 경고했다. 전 세계적으로 성인 여성 기준 비만율이 미얀마, 소말리아, 콩고민주공화국 등 저소득 국가에서 11~25%까지 기록되고 있으며, 이런 변화에는 식생활 환경의 구조적 제약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칸은 “비만은 단순한 식습관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의 문제”라며, 저소득층 가정이 영양가 높은 식품에 접근하지 못하고, 값이 싸지만 건강에 해로운 고열량·저영양 식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짚었다.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암 등 비전염성질환(Non-Communicable Diseases, NCD) 발병 위험까지 높이고 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질환으로 인한 치료비가 각국의 보건 예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특히 기존의 ‘개인 건강 습관’ 중심 접근법에서 벗어나, 사회적 결정 요인—급식 프로그램, 저렴한 영양식 접근성—등 환경 변화가 핵심 해법으로 대두됐다. 설탕 음료세, 신선 채소 보조금, 가공식품 광고 제한 등 정책 개입의 필요성도 강조된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도 식생활 환경 개선이 비만 예방의 관건임을 공식화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빈곤국의 식생활 환경이 현재와 같이 방치된다면, 다음 세대 역시 평생 만성질환 부담에 시달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산업계는 국가적 차원의 식생활 환경 개선 정책이 실제로 시행돼야 보건 비용 부담과 만성질환 증가 추세를 완화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