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가 환자단체 가입”…당뇨병 단체 최다 기록, 디지털이 결집 촉진
국내 환자단체 참여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최근 1년간 활동이 확인된 환자단체의 총 참여 인원이 734만 명에 달해, 전체 인구의 약 14.4%가 환자단체 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환경의 확산과 환자 중심 정보 공유 확대가 참여 인원 증가의 핵심 동인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이러한 추세를 “환자 권리 강화 움직임의 분기점”으로 해석하며, 의료 서비스 패러다임 전환과 맞물린 현상으로 주목하고 있다.
헬스케어 전문 홍보회사 엔자임헬스가 운영하는 헬스인사이트센터의 집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국내에서 실제 활동이 검증된 환자단체 수와 회원 규모는 크게 늘었다. 1990년대 20여 개에 불과했던 환자단체는 2000년대 이후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확산에 힘입어, 매 5년마다 100개 이상씩 증가해왔다. 환자단체 참여 인원 734만 명은 기업 마케팅 목적의 단체, 그리고 최근 1년간 활동이 없는 비활성 단체를 모두 제외한 수치로, 현실에 가까운 규모로 평가된다.

기술적 진보가 환자 네트워크의 결집과 확대를 이끌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별한 개인정보 공개 없이도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SNS, 모바일 메신저 등은 환자들의 익명성 보장과 정서적 연대 형성을 동시에 가능케 했다. 특히 “질환 정보의 정확한 공유, 실질적 권리 보호를 위해 디지털 협업 플랫폼의 활용이 더욱 늘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질환별로는 당뇨병 관련 환자단체가 65개로 가장 많았다. 암(32개), 유방암(31개), 추간판탈출증(31개), 파킨슨병(28개) 단체가 뒤를 이었으며, 질환군 분류에서는 신생물(암) 관련 단체가 165개로 1위, 신경계질환(123개), 내분비·영양·대사질환(112개) 순을 보였다.
환자단체 내부의 구조적 변화도 뚜렷하다. 회원 수가 1,000명 이상인 온·오프라인 환자단체는 전체 788개 중 407개로 절반(51.5%)을 넘겼고, 1만 명 이상 초대형 단체도 126개(15.9%)에 달했다. 단순 소규모 모임에서 시작했던 환자단체가 전문적 조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같은 성장의 배경에 대해서는 의료 시스템 내 ‘환자 권리 미흡 보장’이란 역사적 맥락이 영향력 있게 작용했다는 평가도 있다. 강현우 헬스인사이트센터장은 “질환의 다양화와 환자단체 대형화 경향은 단순 트렌드가 아니라, 환자 중심 의료 환경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표면화된 결과”라고 말했다.
주요 환자단체가 의료 정보 접근성 증진, 권익 대변, 질환 맞춤형 서비스 개선 등 역할을 확장하면서, 국내 의료 환경에도 실질적 변화를 유도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산업계는 대형화·디지털화 흐름이 향후 환자 중심 의료 혁신의 관건이 될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환자 경험, 제도적 보호체계의 균형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