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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 도심도 쉼표가 된다”…서울서 누리는 역사와 풍경의 여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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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 도심도 쉼표가 된다”…서울서 누리는 역사와 풍경의 여름 여행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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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물러갈 기색 없이 머무는 한여름, 요즘엔 도심 여행에 나서는 서울시민과 여행자들이 부쩍 늘었다. ‘여름 도심 여행’ 하면 어색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서울만의 풍경과 쉼이 일상 속 작은 리프레시가 된다.

 

도심이라 해서 답답하다는 편견은 옛말이 됐다. 한여름 오후의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날임에도, 곳곳의 명소들은 가족, 연인, 친구의 발길로 북적인다.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곳은 단연 롯데월드타워 꼭대기에 위치한 ‘서울스카이’다. 빛으로 가득한 오후에서 황혼으로 넘어가는 시간, 서울 전체를 내려다보며 도심의 에너지를 느끼는 사람들은, “다리와 마음에 바람이 통하는 기분”을 표현했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서울전경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서울전경

걷고 싶어서 떠나는 산책이라면 청계광장이 첫 손에 꼽힌다. 분수와 예술 조형물이 어우러진 이 광장에서는 가족과 연인들이 손을 맞잡고 물길을 따라 걸으며, 무더위 속에서도 한결 여유로운 기분을 고백하곤 한다. 특히 저녁의 조명이 분위기를 채우면, 스마트폰 하나로 자신만의 소박한 여행 인증을 남기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서울이 품은 전통과 역사를 느끼고 싶다면 국립민속박물관이 제격이다. “무더운 날에도 실내에서 천천히 걸으며, 조선 시대부터 현대까지 한국인의 삶을 되짚는다”는 방문객의 말처럼, 시원한 공간에서는 잠시 일상이 멈춘 듯한 신선한 공기가 흐른다.

 

여름밤, 시민들과 여행객들이 한강의 바람을 찾아 모이는 곳은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다. 음악과 조명이 어우러진 분수 쇼가 펼쳐지는 동안, 강을 가로지르는 형형색색의 빛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하루의 마침표가 돼준다. 가까운 한강공원 벤치에선 “이 밤, 서울이 참 낭만적이다”는 감상이 피어난다.

 

도심의 자연이 궁금하다면 인왕산 자락에 숨은 수성동계곡이 있다. 맑은 계곡물과 바위, 나무들이 어우러진 오아시스 같은 이명소에선, 더위를 잊은 채 잠시 자신의 시간을 돌보는 사람이 많았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여름 성수기 도심 관광객은 꾸준히 늘고 있고, SNS에는 ‘한여름 서울여행’ 해시태그가 짧은 기간 만에 수만 건을 넘겼다.

 

여행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 가까운 곳에서의 작은 리프레시가 현대인의 여행 트렌드”라고 해석한다. 멀리 떠나기보단 도시의 풍경, 밤공기,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공간에서 자기만의 쉼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서울의 여름, 이렇게 근사했나 싶다”, “작은 계곡 하나로도 충분히 여름이 특별해진다” 등 공감과 발견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작고 소박한 도심 여행. 누군가에겐 더위를 피하는 선택이지만, 그 안에는 익숙했던 서울을 새롭게 바라보는 일상의 감각이 담겨 있다. 분명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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