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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를 K방산 전진기지로”…한화시스템, 2천800억원 투입해 신사업장 준공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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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무기체계 수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방위산업계와 정부의 이해가 맞물린 투자가 속도를 내고 있다. 방산 수출 확대를 국정 과제로 삼은 윤석열 정부 기조 속에서 한화시스템이 대규모 생산기지 확충에 나서며 K방산 공급망 재편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한화시스템은 25일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차세대 방산·전자장비 생산을 위한 구미 신사업장 준공식을 열었다. 회사에 따르면 이번 신사업장은 총 2천800억원을 투입해 건립됐으며, 차세대 다기능레이다와 함정 전투체계 등 핵심 방산 품목 생산을 맡는 전략 거점으로 운영된다.

한화시스템은 구미 기존 사업장(1만3천630평, 4만5천㎡)에서 나와 2배 이상 넓어진 2만7천평(8만9천㎡) 규모 부지로 이전을 마쳤다. 회사는 신사업장에 주력 기술을 집약한 생산라인과 최신식 설비를 구축해 기술 개발과 양산 역량 모두를 키우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사업장 클린룸은 국내 방산 업계에서 최대 규모인 1천500평으로 조성됐다. 이 공간에서는 다양한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전자광학 제품과 레이다 핵심 부품이 생산된다. 한화시스템은 레이다·전자광학 기술을 한 곳에 모아 연구개발과 생산의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약 700평 규모 자재관리실에는 물류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됐다. 이곳에서 2만여 종에 이르는 원자재와 첨단 방산 장비가 통합 관리될 계획이다. 회사는 부품 수급 안정과 재고 효율화를 통해 대형 수출사업 물량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사업장 내 해양연구소는 함정 무인화 등 미래 해상전력 솔루션 개발의 중심 축으로 설계됐다. 해양연구소는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자동교전, 자율항해, 지능형 추진제어 등 차세대 함정 운용 기술을 연구하며, 향후 한국 해군 전력과 수출용 함정체계 개발에 동시 적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전망이다.

 

구미 신사업장에서 생산될 다기능레이다 MFR과 전투체계는 이미 해외 수출 성과를 낸 품목이다. 한화시스템은 2022년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 2025년에는 이라크에 천궁-II 다기능레이다 MFR을 수출했다.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K방산 수출 확대 전략에서 핵심 역할을 해온 분야다.

 

함정 전투체계 분야에서도 수출 실적이 쌓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2년 3천100t급 필리핀 초계함 2척, 2023년 4월에는 2천400t급 필리핀 연안경비함 6척에 자체 개발한 국산 함정 전투체계를 탑재했다. 이번 구미 신사업장 확충으로 함정 전투체계의 후속 지원과 추가 수출 물량 대응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손재일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한화시스템 구미 사업장은 단순히 확장된 생산공장이 아니라 K-방산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산 수출 확대에 따른 고용 효과와 지역 투자 확대가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기조와도 맞물릴 수 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정치권과 정부는 최근 방위산업을 수출 주력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 구미를 포함한 경북 지역은 기존 전자·부품 산업 기반 위에 방산·우주 분야 투자가 연달아 이뤄지고 있어, 향후 국회 국방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중심으로 관련 예산과 제도 개선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국회는 방산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제 지원, 수출금융,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 국회는 내년도 예산 심사와 관련 법안 논의를 통해 방산 신사업장 조성과 연계된 지원책을 협의할 계획이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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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구미신사업장#k방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