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대미투자 비자제도 개선 필요”…조현·베이커, 한미 협력 강화 의지 확인
정치

“대미투자 비자제도 개선 필요”…조현·베이커, 한미 협력 강화 의지 확인

강태호 기자
입력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 구금 사태를 두고 조현 외교부 장관과 앤디 베이커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정상외교 차원에서 머리를 맞댔다. 대미투자 확대와 맞물려 나타난 비자제도 한계를 두고 한미 양국이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공급망과 첨단산업 협력 등 양국관계의 전략적 심화가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은 워싱턴에서 앤디 베이커 국가안보 부보좌관 겸 부통령 안보보좌관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최근 조지아주에서 불거진 우리 국민 구금 사태에 대한 국내 여론의 충격을 설명하며, 사안이 한미관계의 위기로 비화할 수 있었으나 양국의 적극적인 협력과 제도개선을 위한 상황관리가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미가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한 만큼, 비자 카테고리 신설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워킹그룹 협의에 집중하자”고 밝혔다.

베이커 부보좌관도 조 장관의 문제의식에 동조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이후 대규모 대미투자가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현행 비자제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고 평가하며, “이번 사안이 향후 문제 해결을 이끄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한미 협의와 후속조치 추진에 미국도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회동에서는 향후 정상외교 로드맵도 논의됐다. 조 장관은 9월 유엔총회,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다양한 국제행사에서 한미 정상 및 고위급 외교 일정을 긴밀히 조율하자고 제안했다. 원자력, 조선, 첨단기술 등 분야별로 진전된 협력 성과를 도출하는 데 외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미국 측도 협력 의지에 힘을 실었다. 베이커 부보좌관은 “한국은 미국이 부족한 역량과 자산, 기술을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또한 “신산업혁명과 공급망 협력의 필요성에 양측이 공감했다”고 부연했다.

 

외교 현안도 공유됐다. 최근 중국 전승절 계기를 맞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결과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조 장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언급하며 “미국이 피스 메이커, 한국이 페이스 메이커로서 한반도와 국제현안에 공조하자”고 밝혔다. 베이커 부보좌관 역시 “미국은 북한과 의미 있는 대화에 열려 있다”며, 대화 추진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한국과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한미 고위당국자 회동은 대미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 제도 논의와 더불어 외교안보 협력 강화 필요성을 재확인한 자리로 평가된다. 외교부는 앞으로 워킹그룹 협의 등 후속 논의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강태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조현#베이커#한미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