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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CS 챗봇나우 500만 돌파…AI 답변으로 커머스 혁신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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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기반 고객 상담 자동화 기술이 국내 커머스 시장의 CS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카카오 IT 서비스 전문기업 디케이테크인은 자체 개발한 카카오톡 기반 CS 챗봇 서비스 챗봇나우의 누적 이용자 수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고 28일 밝혔다. 대화형 인공지능을 전면에 내세운 커머스 전용 CS 솔루션이 실제 상담 물량을 흡수하고 매출 접점까지 넓히는 흐름이 본격화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챗봇나우는 2023년 3월 공식 출시된 이후 2년 만에 누적 이용자 300만 명을 달성했고, 불과 8개월 사이에 추가로 200만 명을 확보하며 500만 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상담 처리 건수도 빠르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상담 처리 건수는 약 301만 7000건으로 집계됐고, 전년 동기 대비 128.4퍼센트 늘어나 커머스 CS 솔루션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톡이라는 범용 메신저를 앞단 채널로 활용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쇼핑몰 운영 환경에 맞춘 자동 응답 기능을 결합한 점이 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성장세를 떠받치는 핵심 요소는 올해 초 공개된 챗봇나우 AI 답변 기능이다. 회사는 LLM으로 불리는 거대 언어 모델 기술을 서비스에 접목했다. 거대 언어 모델은 대량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문맥을 이해하고 사람과 유사한 문장을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챗봇나우는 여기에 각 고객사의 FAQ, 상품 설명, 정책 문서 등 전용 데이터를 연계해 질문 의도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고 브랜드별 톤과 규정을 반영한 답변을 자동 생성하도록 구성했다.

 

기존 규칙 기반 챗봇이 사전에 설정된 키워드와 시나리오에 맞는 문장만 출력했던 것과 달리, 챗봇나우의 AI 답변은 모호한 질문이나 여러 요소가 섞인 문의에도 유연하게 대응하는 점이 차별점으로 평가된다. 예를 들어 상품 추천 문의가 배송 문의와 교환 가능 여부 질문을 동시에 포함해 들어오는 경우에도, LLM이 문장을 분해해 핵심 의도를 추출하고 적절한 순서로 정보를 제공하도록 설계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맥락 이해 능력이 실제 상담 전환율과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기술적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AI 답변 기능은 커머스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의 유형을 중심으로 최적화돼 있다. 제품 추천, A/S 접수, 배송 일정과 위치 확인, 반품 및 교환 절차 안내 등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해 신속한 응답을 제공하고, 동시에 관련 정보가 담긴 쇼핑몰의 상세 페이지나 정책 안내 페이지 링크도 함께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단순 응답에 그치지 않고 고객이 다음에 누를 버튼이나 선택지를 설계해 대화형 구매 여정을 만드는 방향으로 고도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상담 조직 입장에서는 챗봇이 선제적으로 단순 문의를 걸러주는 구조가 된다. 디케이테크인에 따르면 챗봇나우를 도입한 온라인 쇼핑몰들의 상담 요청량은 평균 50퍼센트 이상 감소했다. 단순 배송 조회나 기본 정책 안내에 투입되던 인력을 환불 분쟁, 고가 상품 CS, B2B 문의 등 난도가 높은 상담에 배치할 수 있어 운영 효율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일부 고객사는 피크 타임에도 인력 추가 없이 상담 응답 시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야간과 주말 시간대 자동 응대를 통해 고객 경험을 보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커머스 업계에서는 이미 AI 콜센터와 챗봇을 활용한 CS 자동화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대형 리테일 업체는 자체 AI 엔진이나 외부 솔루션을 도입해 주문 상태 안내, 반품 신청, 구독 관리 등 일상적인 고객 접점을 자동 처리하는 비중을 넓히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메신저, 앱, 웹을 아우르는 옴니채널 챗봇이 늘어나는 가운데, 카카오톡 기반이라는 채널 경쟁력과 카카오 생태계 연계성을 확보한 챗봇나우의 성장세는 의미 있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챗봇나우는 디케이테크인과 카카오 자회사 케이앤웍스가 공동 개발 및 운영한다. 두 회사는 카카오 비즈니스 플랫폼과 연계되는 커머스 솔루션을 다수 운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챗봇 도입과 운영 과정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특히 중소형 쇼핑몰과 D2C 브랜드가 자체 개발 조직 없이도 상담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LLM 기반 답변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정 화면과 분석 도구를 비전문가 친화적으로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챗봇나우를 활용하는 온라인 쇼핑몰은 패션과 잡화를 비롯해 생활용품, 휴대폰 액세서리, 건강식품, 신선식품 등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상품 특성과 고객군이 다른 만큼 문의 유형과 어조도 달라진다는 점에서, LLM 기반 챗봇은 템플릿을 넘어 브랜드별 언어 스타일을 반영한 답변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재구매율이 중요한 정기구독 서비스나 신선식품 커머스에서는 배송 시간과 품질 민원이 빠르게 누적되기 때문에, 응답 속도와 정확도가 직접적인 매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고객 데이터와 대화 로그를 대규모 언어 모델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요구 사항도 높아지고 있다. 디케이테크인은 카카오톡 채널을 통한 상담 정보와 내부 CS 데이터를 분리 저장하고, 모델 학습 시 식별 정보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보안 수준을 강화하는 한편, 고객사별 데이터 사용 범위를 계약과 설정 단계에서 명시하는 절차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 개인정보 보호 규제와 AI 관련 가이드라인에 따라 챗봇 설계와 운영 정책이 추가로 정교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남궁진 디케이테크인 AX사업실 실장은 챗봇나우 500만 이용자 돌파 성과에 대해 CS 효율 개선과 고객 만족도 향상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달성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카카오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AI 기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쇼핑몰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커머스 솔루션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에서는 대화형 AI가 단순 문의 자동화 단계를 넘어, 마케팅과 재구매 유도까지 아우르는 커머스 인프라로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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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나우#디케이테크인#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