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 10점 만점”…김우진·김제덕·이우석, 금빛 화살로 3연패→세계양궁 새 역사
광주 5·18 민주광장, 숨죽인 관중의 떨림이 이어진 순간 10점 과녁에 한 치의 오차 없이 화살이 꽂혔다. 남자 리커브 대표팀 김우진, 김제덕, 이우석이 합작한 완벽한 한 발, 세계양궁선수권 남자 단체전 3연패라는 위대한 기록을 완성했다. 고요한 팽팽함과 폭발하는 환호까지, 금빛 서사가 이제 새로운 역사의 첫 페이지에 남았다.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6일째인 10일 열린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은 미국 대표팀에 6-0(56-55 57-55 59-56)으로 승리했다. 김제덕이 경기 초반 3발 연속 10점으로 흐름을 주도했고, 이후에도 김우진, 이우석이 꾸준히 중심을 잡으면서 상대를 압도했다. 1세트와 2세트를 차례로 가져간 한국은 마지막 3세트에서 3발 모두 10점에 명중시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번 승리로 한국 남자 단체팀은 2021년 양크턴, 2023년 베를린을 이어 3회 연속 세계 정상에 올랐으며, 대회 첫 금메달의 기쁨도 누렸다.

이번 금메달로 김우진은 세계선수권 통산 10번째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김제덕과 이우석도 자신의 세 번째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더해 팀 전력의 단단함을 입증했다. 미국 대표팀에서는 세계랭킹 1위 브레이디 엘리슨이 고군분투했지만, 한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동메달은 일본이 브라질을 6-0으로 제압하며 차지했다.
여운은 혼성 단체전에서도 이어졌다. 김우진과 안산이 짝을 이룬 혼성전 결승에서는 스페인에 2-6으로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이 결과로 2011년 토리노 대회 이후 이어진 한국의 세계선수권 혼성 단체전 7연패 기록이 멈췄다. 여자 단체전 3-4위전에서는 안산, 임시현, 강채영이 인도를 상대로 5-3으로 승리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용희가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에서 이미 동메달을 확보하면서, 한국 대표팀은 금 1개, 은 1개, 동 2개로 총 네 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리커브 남녀 개인전 결승전은 각각 11일과 12일 예정돼 있어, 추가 메달 낭보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광주의 뜨거운 공기와 관중의 환호, 그리고 금메달을 어깨에 건 선수들의 밝은 미소가 짙은 여운을 남겼다. 한국 대표팀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녀 개인전 결승 역시 깊은 응원과 함께, 9월 11일과 12일 경기장에서 팬들을 다시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