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4·부산공장 시너지”…폴스타, 북미 수출 확대→글로벌 전략 재편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을 북미 수출의 핵심 생산 기지로 삼으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방한한 마이클 로쉘러 폴스타 최고경영자는 서울 용산 폴스타 서울 스페이스에서 진행된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부산공장을 아시아와 북미를 잇는 전략 거점으로 규정하며 향후 확장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한국 시장에서 폴스타4가 보여준 판매 성장세도 북미와 기타 해외 시장 공략 전략의 토대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폴스타는 제조 거점 다변화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북미 수출용 폴스타4를 시범 생산하고 있다. 로쉘러 CEO는 부산공장이 북미 지역에 최초 물량을 공급하는 생산 기지라는 점에 주목하며 전략적 중요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품질 수준이 입증될 경우, 북미 이외 지역으로 수출하는 생산 거점으로 확대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부산 생산 물량의 한국 내수 판매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며, 북미 수출이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산을 생산 거점으로 택한 배경에는 미국의 대중국 전기차 관세 문제도 자리하고 있다. 로쉘러 CEO는 미국의 고율 관세 이슈가 고려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인정하면서도, 공장이 제공하는 품질 경쟁력과 생산 효율성, 공급망 안정성 등 복합적 요인을 토대로 결정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내연기관차 전용 생산라인을 전기차 조립이 가능한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올해 1월 약 5주간 조립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전동화 대응을 위한 설비 68개를 신규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 중심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병행하는 구조는, 수요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제조원가를 관리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폴스타의 국내 판매 실적은 부산공장 전략과 맞물려 브랜드 성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거론되고 있다. 폴스타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에서 총 2천51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484.4퍼센트라는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중 쿠페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 폴스타4가 2천167대 판매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로쉘러 CEO는 한국이 폴스타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규정하며, 폴스타4의 성공이 뛰어난 디자인, 지속가능성에 대한 진지한 접근, 고성능 주행 특성의 조합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이 세 요소를 브랜드 핵심 경쟁력으로 재정의하고, 향후 제품 전략 전반에서 한층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향후 제품 라인업 확대 계획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로쉘러 CEO는 내년에 대형 전기 SUV 폴스타3와 전기 그랜드 투어러 폴스타5를 한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모델은 가격대와 성능 측면에서 폴스타4를 상회하는 상위급 포지셔닝을 갖출 계획으로, 폴스타4가 연 국내 고객 기반을 한층 고급 세그먼트로 확장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는 폴스타3와 폴스타5가 폴스타4의 성장세를 가속하고,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폴스타 브랜드에 강력한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추가 투자 가능성에 대해 로쉘러 CEO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북미 시장에서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폴스타4의 성과를 우선 확인한 뒤, 생산능력 확대나 설비 고도화 등 후속 투자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을 단기 수출 기지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아시아와 북미를 잇는 축으로 키울 여지를 남긴 발언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미국의 전기차 정책 변동성과 공급망 재편 흐름을 감안할 때, 한국 생산 거점을 활용한 유럽계 브랜드의 북미 전략은 당분간 확대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폴스타의 행보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직면한 세 가지 과제, 즉 정책 리스크 관리, 공급망 다각화, 프리미엄 세그먼트 내 차별화 경쟁이라는 축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으로 평가한다. 북미향 폴스타4를 한국에서 생산함으로써 관세 부담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고, 이미 검증된 품질 기반의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면서, 한국 시장에서는 고급 전기 SUV와 GT 라인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혀 수익성을 높이려는 구도라는 해석이다. 폴스타의 부산공장 전략이 실제 판매 성과와 브랜드 가치 제고로 이어질 경우, 한국 전기차 생산기지의 전략적 위상 또한 한층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