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장중 4,040선 돌파…엔비디아 호실적에 외국인·기관 동반 매수
코스피 지수가 20일 장중 한때 4,040선을 넘어서는 강세를 연출했다. 글로벌 인공지능 AI 대표주자인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동반 유입돼 상승 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랠리가 국내 반도체 업종과 아시아 증시 전반에 어떤 파급효과를 낳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5.22포인트 2.68퍼센트 오른 4,034.73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101.46포인트 2.58퍼센트 상승한 4,030.97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4,046.78까지 올라 4,040선을 돌파했다. 오전 10시께 4,001.31까지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이후 다시 완만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4,103억원을, 기관은 4,697억원을 각각 순매수 중이다. 반면 개인은 8,748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양상이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이 62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현물과 선물 모두에서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200선물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471억원, 118억원 규모로 순매도에 나서며 외국인과 반대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는 최근 약세 흐름을 뒤집고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0퍼센트, 스탠더드앤드푸어스 S&P500 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38퍼센트, 0.59퍼센트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준 가 12월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AI 버블 논란이 다소 진정된 가운데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매수세가 장 마감 무렵 유입되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노동통계국 BLS 은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10월 고용보고서 발표를 취소했다. 10월 고용지표가 노동시장 둔화를 보여주면서 12월 금리 인하 근거를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약해지며 장중 뉴욕 증시는 한때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금리 인하 기대 약화를 일부 상쇄했다는 평가다. CNN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한 행사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거론하며 연준의 금리 인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경질하겠다고 언급했다.
뉴욕 현지장 마감 후 발표된 엔비디아 실적은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엔비디아는 자체 회계연도 3분기 8월부터 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퍼센트 증가한 570억1,000만달러 약 83조4,000억원 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 549억2,000만달러를 상회한 수준으로, 역대 최고 매출을 다시 썼다. 엔비디아는 4분기 11월부터 내년 1월 매출도 6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며 고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다.
엔비디아 호실적과 AI 투자 수요 지속 전망이 확산되면서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11시 기준 일본 닛케이225 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는 각각 3.43퍼센트, 2.66퍼센트 오르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각각 0.38퍼센트, 0.36퍼센트 상승 중이며, 홍콩 항셍지수도 0.52퍼센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엔비디아 주요 공급망으로 꼽히는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4.36퍼센트 오른 58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4.46퍼센트 상승한 10만800원을 기록하며 주가가 다시 10만 전자 수준을 회복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SK스퀘어 6.89퍼센트, 두산에너빌리티 5.11퍼센트, NAVER 4.43퍼센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87퍼센트, 한화오션 2.36퍼센트, HD현대중공업 1.74퍼센트 등이 동반 상승 중이다.
업종별로는 부동산 업종이 0.11퍼센트 하락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강세다. 전기·전자 3.81퍼센트, 기계·장비 3.50퍼센트, 오락·문화 3.39퍼센트, 전기·가스 3.13퍼센트, 건설 2.18퍼센트, 증권 2.12퍼센트, 화학 1.99퍼센트, 금속 1.96퍼센트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와 장비, 관련 인프라 업종 전반에 AI 투자 모멘텀이 재부각되는 흐름이다.
코스닥 시장도 풍부한 유동성과 기술주 훈풍을 타고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8.89포인트 2.17퍼센트 오른 890.21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 지수는 장 시작과 함께 12.78포인트 1.47퍼센트 오른 884.10에 출발한 뒤 장중 내내 상승 폭을 확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04억원, 150억원을 순매수 중이며, 개인도 41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동반 매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제약·바이오 종목이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9.40퍼센트, 펩트론은 7.17퍼센트, 에이비엘바이오는 6.36퍼센트, 보로노이는 5.90퍼센트, 코오롱티슈진은 5.76퍼센트, 삼천당제약은 5.52퍼센트 오르며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성장성이 부각되는 종목으로 수급이 쏠리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빅테크 실적 흐름과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 미국 고용지표 공백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향후 국내 증시 흐름은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 지속 여부와 미국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기대 조정 속도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