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공공의료까지 확장”…루닛, 이탈리아 11개 지방보건국 진출
AI 기반 암 진단 솔루션이 유럽 공공의료 시스템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국내 의료 인공지능 전문기업 루닛이 이탈리아 지방보건국(ASL) 11곳에 영상 기반 암 진단 AI 솔루션을 공급하면서, 유럽 남부 공공의료 현장까지 비즈니스 진출을 확대했다. 업계는 이번 계약을 의료AI 기업 간 유럽 B2G(기업-정부 거래) 시장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루닛이 26일 발표한 이탈리아 ASL 11곳 대상 AI 솔루션 공급은, 약 850만 명에 해당하는 대규모 인구기반을 커버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체 이탈리아 인구 약 5890만 명 중 14%가 관할 지역 내 병원, 진단센터, 보건소 등에서 루닛 솔루션의 암 진단 기술을 경험하게 된다. 라치오, 롬바르디아, 베네토, 움브리아 등 전략적 의료 거점 지역의 ASL이 이번 도입 대상으로 공식 발표됐다.

루닛이 공급한 제품군은 '루닛 인사이트 CXR'(흉부 엑스레이 기반 폐암 진단 AI)과 '루닛 인사이트 MMG'(유방촬영 사진 기반 유방암 진단 AI) 등 2종으로, 현지 ASL 영상진단 시스템에 연동돼 실제 임상 현장에서 암 진단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기존 영상 판독 방식은 판독 속도와 객관성에서 한계가 있었으나, AI 솔루션 도입으로 판독 시간 단축과 조기진단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루닛은 설명한다. 특히 공공의료 비중이 높은 이탈리아 의료산업 특성상, 본 기술 도입은 AI의 실질적 공공의료 기반 진입을 상징한다.
루닛은 현지 영상진단 장비 유통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공입찰부터 공급, 교육,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을 안정적으로 진행했다. 현지 직접 판매와 파트너 협업 병행 전략은 다양한 유럽 국가의 공공의료 시장에 효과적으로 침투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 기존 서유럽과 북유럽에 이은 지중해 연안 남유럽 시장까지 루닛 포트폴리오가 빠르게 확장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글로벌 기준으로도 의료AI의 공공의료 시스템 내 도입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미국은 대형 의료기관 및 주정부 단위에서 AI 영상진단 솔루션 적용이 늘고 있으며, 영국 NHS도 국가 임상현장에 AI를 활용한 진단 프로젝트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중이다. 반면 유럽 각국은 개인정보 규제, 임상 데이터 표준화, 인증 요건 등 시설별 도입 조건이 엄격해, 현지화·파트너십 전략이 실질적 시장 점유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탈리아의 경우, 의료기기·AI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헬스 도입 관련 규제 및 ASL 차원의 주도적 도입 프로그램이 최근 활성화되는 중이다. 루닛의 이번 진출은 현지 ASL의 공개입찰과 기술평가 등 엄격한 검증 절차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한국 의료AI의 신뢰도를 공식 인정받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향후 B2G 형식의 유럽 공공의료 시장이 확장됨에 따라, 글로벌 의료AI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루닛 측은 연말까지 추가 5개 ASL 계약이 예상된다며, 전체 이탈리아 인구의 약 20%에 해당하는 1,230만 명에 AI 암 진단 기술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공공의료 영역에서의 점유율 확대는 의료AI의 사회적 가치 실현의 중요한 기반”이라며, 유럽 전역을 아우르는 시장 확대와 글로벌 리더십 강화에 의지를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사례가 한국 의료AI 기술의 공공 영역 안착과, 실질적 글로벌 시장 확대의 분기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