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타깃 3관왕 등극”…정유진, 금빛 질주→아시아정상 우뚝

비점사만이 가득한 사격장에 긴장감이 어렸다. 카자흐스탄 심켄트에서 열리는 아시아사격선수권의 결승 라운드, 정유진은 움직이는 표적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한 발, 또 한 발. 명중음을 타고 흐른 금빛 환희가 이내 시상대의 정유진에게 닿았다.

24일 현지시간, 정유진(청주시청)이 제16회 아시아사격선수권대회 10ｍ 무빙타깃 남자 일반부에서 또 한번 자기 이름을 알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미 2관왕에 올랐던 정유진은, 이번 대회 10ｍ 무빙타깃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정유진은 이보다 앞선 50ｍ 무빙타깃 혼합 종목에서 은메달, 50ｍ 무빙타깃 일반 종목에서 동메달까지 이미 확보한 바 있다. 금·은·동 세 개 메달을 한손에 모으며 아시아 정상의 자리에 올랐고, 무빙타깃 강국의 위상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무빙타깃은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님에도, 정유진은 대회마다 세계 정상권 활약을 이어가며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대회 한국 남자 소총 대표팀의 활약도 눈에 띈다. 일반부 50ｍ 소총3자세 단체전에서는 김나관, 이준호(국군체육부대), 모대성(창원특례시청)이 힘을 합쳐 동메달을 따냈다. 주니어부 단체전에서도 이철민, 이현서(경남대), 김태경(한국체대)이 은메달을 합작하는 등 후배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이현서와 김태경은 10ｍ 공기소총 남자 단체전 동메달에도 이름을 남겼다. 다수의 젊은 선수들이 접전 속에서 입상하며, 소총 종목에서 한국 사격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가도 따라왔다.

대한사격연맹은 “정유진의 세 종류 메달 석권이 대단히 자랑스럽다”며 “50ｍ 소총3자세 일반부와 주니어부에서의 메달도 한국 소총 저력의 확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7일 동안 개인전 금메달 2개를 포함, 총 29개의 메달을 거머쥐었다. 부침이 심한 국제대회에서 고른 입상을 이뤄내며, 아시아 사격의 전통 강호 위상을 다시금 굳혔다.

느린 숨, 조용한 손끝, 표적을 스친 불빛. 선수들의 하루는 낯설지만 깊은 사유로 흐른다. 10ｍ 무빙타깃 결승, 그리고 정유진의 금빛 질주는, 무명의 순간조차 값진 여운으로 남았다. 제16회 아시아사격선수권은 8월 25일 카자흐스탄 심켄트 현지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