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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과 함께 걷는 광화문”…전통문화 체험, 일상 속으로 스며들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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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광화문광장에선 한복을 차려입은 이들과 함께 전통문화 체험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었다. 예전엔 특별한 날의 풍경처럼 느껴졌지만, 지금은 누구나 일상에서 우리 문화의 결을 만지는 시간이 됐다.

 

종로구 대표 문화행사 ‘종로K축제’가 올해에도 광화문을 한국의 전통으로 물들인다. 축제는 한복과 한식을 비롯해 한글, 한지 등 전통문화 ‘TOP10’ 전시, 직접 만드는 목공예와 김치 등 오감으로 배우는 체험, 그리고 종로예술인 공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특히 10월 17일과 18일에는 한복작가와 AI 크리에이터가 협업한 패션쇼와 ‘옷으로 그린 역사’ 무대도 선보여 전통과 혁신의 연결을 실감하게 만든다.

한복부터 우리문화 체험까지…‘종로K축제’ 서울 광화문광장서 펼쳐진다
한복부터 우리문화 체험까지…‘종로K축제’ 서울 광화문광장서 펼쳐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코로나19 이후 실내가 아닌 야외공간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느슨하게 모이고, 스스로 문화를 체험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다. 종로 일대 한복 대여점들도 점차 다양한 연령층으로 손님이 늘고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한복을 입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단정해진다”는 20대 관람객이나 “손으로 만드는 체험에서 아이가 집중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는 부모들의 목소리도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일상 속 민감각의 회복’이라 부른다. 김은영 전통문화연구자는 “무심코 지나치는 시간이지만, 전통 예술과 손맛 체험에서 매일의 소소한 위로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표현했다. 그만큼 각자가 고유한 일상에서 우리 문화를 재발견하고, 작은 기쁨을 누리고픈 마음이 반영된 변화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광장시장 상인 프로그램에서 직접 배운 김치 맛이 오래 남았다”, “한복광장 곳곳에서 만난 민화 그리기 체험이 인상적이었다”는 후기들이 공유된다. ‘좋아서 입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일상의 스타일이 됐다’는 감상 역시 잇따른다.

 

종로K축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닌, 우리 삶에 새기는 전통감각의 새로운 리듬이다. 예술과 일상이 교차하는 축제의 순간을 지나,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우리 문화의 잔향을 곱씹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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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k축제#광화문광장#한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