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김선옥, 옥천 할머니의 봄”…쉰 살 웃음 뒤 삶의 진실→진짜 자신 찾아가는 시간
복숭아밭에 아침이 내릴 때, 쉰 살의 미용사 김선옥은 또 다른 이름 ‘옥천 할머니’로 동네에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손끝으로 전하는 다정한 눈빛, 머리를 만지는 섬세한 정성 사이에서 삶의 오랜 이야기가 잔잔히 흐른다. 지역의 사연 많은 미용실 문을 열 때마다, 선옥 씨는 손주와 이웃을 아우르는 사랑을 품고, 스스로의 내면을 조금씩 들여다본다.
김선옥은 고등학생 시절 우연히 만난 남편 영섭 씨와 일찍이 결혼해 스무 살에 엄마가 됐다. 반복되는 시댁의 제사와 가족 내 역할, 지역생활의 고됨이 이어진 세월. 그러나 그 긴 흐름에도 김선옥은 미소와 씩씩함으로 마을의 아침을 밝혀왔다. 익숙한 풍경과 사람들 틈에서, 때로는 핫팬츠로 당당함을 드러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애틋함과 유쾌함을 빚는다. 딸 혜은 역시 엄마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이제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그 깊이를 새삼스레 깨닫는 중이다.

미용실은 생활의 터전이자 선옥 씨의 아지트가 됐다. 동네 어르신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드는 원장님의 공간, 익살스러운 수다와 푸근한 마음, 그리고 어느 순간 깃드는 고요한 여운까지. 모두가 ‘할머니’라 부르지만, 바로 그 이름 속엔 김선옥만의 인내와 성장, 뒤늦게 꽃 피우는 진짜 자아가 숨어 있다.
젊은 시절 채 다 피우지 못한 꿈들은 쉰 살의 일상 속에서 하나씩 봉오리를 터뜨린다. 익숙하거나 평범한 풍경을 딛고, 지역 미용협회 구역장으로 때로는 이웃의 벗으로, 엄마나 아내가 아닌 한 사람 ‘김선옥’이 돼가는 과정이 이어진다. 세월을 돌아본 남편 영섭 역시 평범한 일상 속에서 늦은 감사와 위로의 손길을 전한다.
마을 축제의 분주함과 저녁의 고요함 속, 김선옥은 자신만의 리듬으로 하루를 채운다. 고단했던 기억 위에서도 웃음을 잊지 않는 그 이름, 삼 남매 손주와 동네 사람들의 응원을 뒤로, 쉰 살 김선옥은 인생 두 번째 봄을 조용히 맞이한다.
김선옥의 담담한 감동, 그리고 마을을 가득 메운 삶의 진한 향은 공감과 응원을 자아낸다. KBS1 ‘인간극장’은 김선옥 씨의 평범한 듯 특별한 삶을 9월 9일 화요일 아침 7시 50분에 따라가며, 시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