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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구독팩에 커피까지…KT, 생활밀착 구독 확대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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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 실생활 소비 혜택을 한 번에 묶는 통신사의 구독 비즈니스가 속도를 내고 있다. KT가 디즈니플러스와 커피, 편의점, 뷰티·생활용품 등을 결합한 신규 구독팩을 내놓으면서, 이동통신사가 단순 통신을 넘어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구독형 번들 상품이 OTT 중심 콘텐츠 경쟁의 새로운 국면을 여는 한편, 장기 고객 락인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T는 디즈니플러스와 메가MGC커피, 생활 밀착형 쿠폰을 묶은 신규 구독팩 2종을 28일 출시했다고 밝혔다. 상품 구성은 디즈니플러스와 메가MGC커피를 결합한 구독팩, 디즈니플러스 생활구독팩으로 나뉜다. 두 상품 모두 디즈니플러스 스탠다드 요금제를 기반으로 하면서 각기 다른 실물·디지털 혜택을 덧붙였다.

디즈니플러스 메가MGC커피 구독팩은 디즈니플러스 콘텐츠 이용 권한과 함께 메가MGC커피 아메리카노 핫 메뉴 3잔을 매달 제공하는 구조다. 고객은 기프티쇼 형태의 모바일 쿠폰을 받아 전국 메가MGC커피 매장에서 교환할 수 있다. OTT 시청과 오프라인 카페 소비를 연계해 이용 빈도와 체감 가치를 동시에 높이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디즈니플러스 생활구독팩은 고객이 자신의 소비 패턴에 맞게 쿠폰 종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선택 가능한 항목은 편의점 GS25, 생활용품 및 소형 잡화를 판매하는 다이소, H&B 스토어 올리브영의 4천원권 쿠폰과 카카오 이모티콘 플러스 가운데 하나다. 매달 동일 혜택을 반복 제공하는 대신 선택지를 부여해 구독 유지 동인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KT는 이번 구독팩을 통해 2023년 선보였던 디즈니플러스 스타벅스 결합 상품에 이어, OTT와 실생활 혜택을 묶는 구독 라인업을 확장했다. 특정 글로벌 OTT 한 개를 중심으로 여러 종류의 오프라인 제휴를 쌓아가는 방식으로, 콘텐츠 기반 고객을 생활밀착 구독 고객으로 전환하는 구조다. 통신사가 자체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기보다 글로벌 OTT와 협업해 플랫폼 지위를 유지하는 전형적인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KT는 출시 프로모션도 병행한다. 다음 달 31일까지 신규 가입 고객이 두 가지 구독팩 중 하나를 선택하면, 내년 6월 30일까지 디즈니플러스 스탠다드 단독 상품 가격 수준인 월 99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OTT 단독 요금과 동일한 가격에 추가 혜택을 얹어 가격 대비 효용을 강조하는 구조다.

 

또한 다음 달 14일까지 구독팩에 가입한 고객에게 영화 아바타 불과 재 예매권을 선착순으로 제공해 디즈니플러스 콘텐츠 브랜드와 극장 개봉작을 연계한 마케팅도 병행한다. OTT 시청과 극장 관람을 함께 경험하게 해 디즈니 IP에 대한 몰입을 높이고, 구독 서비스의 엔터테인먼트 허브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KT 구독 서비스는 만 19세 이상 KT 5G와 LTE 모바일 고객이라면 누구나 KT닷컴과 마이케이티 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기존 이동전화 요금제에 부가 상품처럼 얹히는 구조로, 통신 요금과 구독 비용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통신사가 보유한 가입자 기반과 청구 시스템을 활용해 구독 관리 허브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통신 업계에서는 구독형 서비스가 가입자 이탈을 줄이고, 평균 매출을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나 음성처럼 차별화가 쉽지 않은 기본 통신 영역에서 벗어나, OTT와 카페·편의점·생활용품·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해 생활 전반을 묶는 구독 번들을 확대하면 고객 락인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여러 서비스를 한 번에 결합한 번들 형태는 이용자가 다른 통신사로 이동할 때 해지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장기 고객을 확보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해외에서는 통신사와 OTT, 커머스 혜택을 결합한 구독 상품이 이미 보편화된 흐름이다. 미국과 유럽 주요 통신사를 중심으로 모바일 요금제에 글로벌 OTT, 게임, 음악 스트리밍, 클라우드 스토리지, 쇼핑 할인 등을 통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KT뿐 아니라 다른 통신사들도 구독 플랫폼을 중심으로 콘텐츠, 금융, 커머스, 모빌리티 등 다양한 제휴를 확대하는 중이라, 디즈니플러스 연계 상품은 OTT 파트너십 경쟁의 한 축이 될 전망이다.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플랫폼 자체의 콘텐츠 경쟁력 외에 어떤 파트너십과 추가 혜택을 제공하느냐가 가입자 확보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통신사가 구독 플랫폼 역할을 할 경우, OTT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가입 채널을 확보할 수 있고, 통신사는 부가 서비스 매출과 데이터 트래픽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 다만 고객 입장에서는 다양한 구독이 중복될 수 있어, 실제 혜택 체감도가 유지되지 않으면 해지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KT 서비스프로덕트본부장 김영걸 상무는 디즈니플러스 구독팩이 콘텐츠 감상과 일상 혜택을 연결해 고객이 실질적인 가치를 체감하는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제휴와 조합을 통해 일상을 편리하게 만드는 구독 서비스를 계속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통신·콘텐츠·유통이 결합된 구독 모델이 국내 디지털 서비스 시장에 어느 정도 안착할 수 있을지, 산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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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디즈니플러스#메가mgc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