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RA전문가 키운다…정보원, 취업연계 워크숍 개최
의료기기 규제과학 교육이 산업 인력 수급의 새 통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이 구직자 대상 규제과학 전문가 양성 워크숍을 열고,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과 연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다. 디지털 헬스와 인공지능 의료기기 확대로 규제 대응 역량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를 산업 인력 재편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은 22일 2025년 의료기기 규제과학 전문가 양성 워크숍을 26일 서울 구로구 테크노마트 웨딩시티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의료기기 안전관리와 인허가 지원을 맡는 공공기관이 직접 구직자 대상 RA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산업 맞춤형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워크숍은 의료기기 분야 진출을 희망하는 취업준비생과 경력 전환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다. 정보원은 강연과 멘토링을 통해 의료기기 인허가, 품질관리, 사후관리 등 규제과학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제 채용 과정에서 요구되는 직무 역량을 체계적으로 안내할 계획이다.
교육 프로그램은 세 갈래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의료기기 업체 채용 동향을 분석해 수요 직군과 필요 역량을 소개한다. 인허가 담당자, 품질관리 인력, 임상·리스크 관리 인력 등 세부 직무별로 요구되는 자격과 실무 능력을 설명해 구직자들이 준비 수준을 점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의료기기 산업 분야 인공지능 활용 사례를 다룬다. AI 기반 영상진단기기, 수술로봇, 디지털 치료기기처럼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비중이 높아지는 흐름과, 이들 제품에 적용되는 규제 요건을 함께 짚어볼 예정이다. 특히 알고리즘 검증, 데이터 품질관리,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관리처럼 AI 의료기기 특유의 규제 이슈가 현장에서는 어떤 업무로 이어지는지 실무 관점에서 해설할 계획이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RA기업 정보와 직무를 소개한다. 의료기기 인허가 컨설팅사와 규제 대응 전문 조직이 수행하는 기술문서 작성, 인허가 전략 수립, 해외 규제기관 대응 등 업무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제조사와 컨설팅사 간 역할 차이와 커리어 경로를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정규직 채용뿐 아니라 계약직, 프로젝트 기반 협업 형태까지 실제 고용 구조도 함께 다룰 예정이다.
현장 멘토링 프로그램도 병행된다. 메드트로닉 코리아, 삼성메디슨, 오스템임플란트, 지멘스 헬시니어스 등 국내외 주요 의료기기 업체가 부스를 열고 회사 소개와 직무 설명을 진행한다. 참석자는 각 기업의 인재상, 서류·면접 평가 방식, 필요 자격증과 언어 역량 등 채용 전략을 현장에서 직접 들을 수 있다. AI·디지털 헬스 역량을 어떻게 이력서와 포트폴리오에 녹여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도 제공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접목한 의료기기 승인 건수가 증가하면서 RA 인력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미국과 유럽 규제기관이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국내 기업이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국제 규제 기준을 이해하는 전문 인력이 필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워크숍이 국내 구직자에게 이러한 글로벌 규제 환경을 간접 체험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원 이정림 원장은 현장 중심 교육의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현직 전문가들의 멘토링과 실무 경험 공유를 통해 참가자들이 직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취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의료기기 분야 취업 준비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산업계는 이번 프로그램이 규제과학 인력 저변을 넓혀 인허가 지연과 같은 현장 리스크를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