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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소동까지 번진 김형석 논란”…더불어민주당, 즉각 퇴진 요구
정치

“국회 소동까지 번진 김형석 논란”…더불어민주당, 즉각 퇴진 요구

강태호 기자
입력

‘광복은 연합국 승리의 선물’이라는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국회까지 확산됐다. 9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기자회견을 개최하자, 항의하러 모인 시민단체 회원들과 실랑이가 벌어졌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현장에 나서 즉각 퇴진을 촉구하면서 극한 대립이 연출됐다.

 

이날 김형석 관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독립정신의 성지이자 공공기관인 독립기념관의 위상이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천안지역 당원들이 출근 저지 투쟁을 주도하고 있고, 극소수 광복회원을 앞세운 정치세력이 겨레누리관을 불법 점령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진실을 왜곡하는 언론과 단체에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당당히 대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자회견장 밖에는 김형석 관장의 ‘광복은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시민들이 집결했다. 이들은 ‘김형석 파면’ ‘사과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매국노” “파면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김 관장이 계단을 내려오는 과정에서 인파에 에워싸여 20분 가까이 이동하지 못하는 대치 상황이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시민 간 몸싸움과 경호상의 소란도 빚어졌다. 여성 한 명이 넘어져 구급대원이 출동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회견에 직접 등장해 거세게 항의하며 김 관장 사퇴를 압박했다.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상습적으로 국민적 분노를 유발하던 김형석 관장이 국회에서까지 난동을 유발하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켰다”며 “목적도, 절차도, 내용도 모두 엉터리인 회견”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회견장 사용 규칙마저 무시한 정치 쇼로 전락했다. 김형석 관장은 자신의 역사관과 발언에 책임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회견장에서 자리를 떠난 행태를 두고도 논란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기자회견을 주최한 김민전 의원이 회견에는 직접 서지 않고 회견장을 독립기념관장과 ‘괴조직’의 독자 무대로 만들어줬다”고 비판했다.

 

김형석 관장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우리나라의 광복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보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후 발언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시민사회는 부적절성을 지적해왔다.

 

정치권 내에서는 김형석 관장 퇴진 여부를 둘러싸고 격렬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여당 내 일각에선 사퇴 요구에 신중론도 감지되지만, 야권과 시민사회의 퇴진 요구는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국회는 향후 국정감사 등을 통해 김 관장 거취와 발언의 타당성을 놓고 추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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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더불어민주당#국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