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주식거래 위법 없었다…특검 소임 다할 것” 민중기, 사퇴요구 일축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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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주식거래 의혹을 둘러싸고 격돌하는 가운데,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야권의 사퇴 요구를 정면 거부하며 특별검사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언론 보도로 촉발된 ‘내로남불’ 논란은 정치권에 또다시 격랑을 불러오고 있다.

 

민중기 특검은 20일 본인 명의의 언론 공지를 통해 “제 개인적인 주식 거래와 관련한 논란이 일게 돼 죄송하다”면서 “다만 주식 취득과 매도 과정에서 미공개정보 이용 등 위법 사항이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15년 전 개인적인 일로 현재 진행 중인 특검 수사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묵묵히 특별검사로서의 소임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16일 첫 의혹이 보도된 후 나흘 만에 처음 나온 민 특검의 공식 입장이다.

민 특검을 둘러싼 의혹은 그가 2010년 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시절, 태양광 소재 업체 네오세미테크의 주식을 매도해 1억5천만원 넘는 수익을 올렸다는 보도로 시작됐다. 이 회사는 2009년 10월 우회상장 후 경영진의 분식회계 의혹 등으로 2010년 3월 말 거래가 정지됐고, 같은 해 8월 상장 폐지로 투자자 7천 명이 4천억 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 그러나 민 특검은 거래 정지 직전인 1∼3월에 주식을 모두 매도하며 억대 수익을 챙겨 미공개 정보 이용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 네오세미테크 대표 오모 씨와 사외이사 양재택 변호사가 민 특검과 고교·대학 동창으로, 양 변호사와는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점이 추가로 드러나 의혹은 더욱 커졌다. 실제 두 사람은 1988년 각기 검사와 판사로 임관하며 법조계의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특검팀은 지난 17일 해명을 내놓았다. 민 특검이 2000년 초 회사관계자가 아닌 지인의 소개로 3천만~4천만 원가량을 투자했고, 2010년 증권사 직원의 매도 권유로 주식을 1억3천여만 원에 팔았다는 설명이다. 당시 민 특검은 대법원 재판연구관, 양 변호사는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이었다. 그러나 비상장 주식을 소개해준 지인이 누구인지, 또 거래 정지 직전에 주식을 정리한 구체적 경위 등에 대한 답변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 사건을 두고 야권은 ‘내로남불’이라며 정치적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즉각 사퇴하고 본인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특검 측은 현재 수사에만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권은 민 특검을 둘러싼 논란과 사퇴 요구를 놓고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향후 특검 활동과 정치권 내 논쟁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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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기#특검#주식거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