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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일 도주 끝 검거”…이기훈, 특검 구속영장 청구로 수사 급물살
정치

“55일 도주 끝 검거”…이기훈, 특검 구속영장 청구로 수사 급물살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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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피의자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웰바이오텍 회장)과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55일 간의 추적 끝에 맞붙었다. 이기훈 부회장의 전국 은신행각이 드러나자 김형근 특검보는 11일 오후 “이기훈 부회장이 전날 전남 목포 옥암동 빌라촌에서 체포돼 조사 중”이라며 “오늘 저녁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기훈 부회장은 2023년 5∼9월 삼부토건의 주가를 조작하고 수백억원대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거부하고 도주했다가, 55일 만인 10일 특검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의 공조 끝에 목포의 한 빌라 3층 은신처에서 붙잡혔다.

체포 당시 이기훈 부회장은 휴대전화 5대, 데이터 에그 8대, 데이터 전용 유심 7개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경기 가평, 전남 목포, 경북 울진, 충남, 경남 하동 등지를 돌며 펜션을 전전하다가 목포의 한 원룸빌라에 단기 임대 계약을 맺고 머물러온 사실을 추적 끝에 밝혀냈다. 특검팀은 또 이기훈 부회장의 도피를 도운 8명의 신원을 파악해 모두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들 가운데 이기훈 부회장 가족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근 특검보는 “차를 대신 운전해 준 사람, 계약을 대신 맺어준 사람, 자금을 제공한 사람도 있을 것이라 본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도피 조력자들의 죄상을 밝혀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특검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개최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며 투자자를 현혹시켰고,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되며 주가는 1000원 대에서 단 두 달 만에 5500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이기훈 부회장이 같은 방식으로 웰바이오텍 주가 역시 조작한 단서를 확보해 추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기훈 부회장은 2009년에도 주가조작 혐의로 수사받다 3주 만에 검거된 전력이 있다. 정치권과 금융시장은 그의 체포로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 단계로 이기훈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가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이 사건을 계기로 상장사 주요 사건에 대한 투자자 보호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검팀은 이기훈 부회장이라는 ‘키 맨’을 확보한 만큼, 도피 조력자에 대한 조사와 함께 웰바이오텍 등 관련 기업 수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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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훈#특검#삼부토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