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개발·현지생산·공동수출 추진”…안규백, UAE와 방산협력 새 모델 모색
국방·방산 협력을 둘러싼 전략적 이해관계가 다시 맞붙었다. 중동 유일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국가 아랍에미리트와 한국이 방위산업 협력 모델을 고도화하면서, 양국 안보 협력 구도가 한층 강화되는 흐름이다.
국방부는 9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모하메드 알 마즈루이 아랍에미리트 국방특임장관과 제11차 한-UAE 공동고위군사위원회를 열고 국방 및 방위산업 협력 심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2011년 첫 개최 이후 이어져 온 국방장관급 협의체로, 2023년 2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

안규백 장관은 회의에서 아랍에미리트가 중동 지역에서 한국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관계 격상을 강조했다. 안 장관은 지난달 양국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합의를 토대로 국방과 방산 분야 협력을 더욱 강화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하메드 알 마즈루이 국방특임장관은 한국군 아크부대의 역할을 양국 관계의 상징으로 평가했다. 그는 "한-UAE 관계의 상징인 아크부대를 중심으로 양국 국방·방산협력이 각별한 신뢰와 존중 속에서 발전해 왔다"며 "굳건한 협력체계가 앞으로도 호혜적 관계에 든든한 초석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크부대는 아랍에미리트에 파병된 한국군 부대로, 그간 양국 간 실질적인 연합훈련과 교육을 통해 신뢰 구축에 기여해 왔다.
양국 장관은 방산 분야에서 수출과 구매에 그치던 기존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구상도 공유했다. 두 나라는 공동개발, 현지생산, 제3국 공동수출이라는 3단계 방산협력 모델을 추진하기로 하고, 중·장기 관점에서 전략적 협력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는 한국이 독자 기술로 개발 중인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국방 분야에서는 인적교류와 군사교육, 연합훈련을 중·장기 계획에 반영해 확대한다는 방침이 확인됐다. 양측은 기존 협력 과제를 유지하면서도 화생방 대응, 의무 지원, 군악 분야 등 새로운 협력 의제를 발굴해 협력 영역을 넓혀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아크부대를 매개로 한 연합훈련뿐 아니라 전문 분야별 실무 교류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안규백 장관과 모하메드 알 마즈루이 장관은 공동고위군사위원회를 통해 양국 국방·방산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공동 의지를 표명했다. 또 각 분과위원회를 중심으로 세부 사안을 조율해 실무협의를 활성화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부는 양국이 축적해 온 신뢰를 기반으로 방산협력의 범위와 수준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부는 한-UAE 공동고위군사위원회를 통해 논의된 과제를 구체적인 사업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국회와 정치권도 중동 지역 안보 환경과 연계된 방산협력 성과를 주시하고 있어, 향후 관련 예산과 제도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