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과의 만남은 의미 있어야"...이재명, 장동혁에 방미 후 초청 의사 전달

여야 지도부의 소통 방식과 국회 파행을 둘러싼 물음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순방 후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를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야당 대표의 응답과 여야 협치의 현실이 주목받고 있다.

27일 국회에서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예방했다. 축하 인사를 전하며 "이재명 대통령께서 기회가 되면 외국에서 회담 끝나고 돌아오는 적절한 날 초대해, 같이 정상회담 결과도 말씀드리고 싶다"는 대통령의 초청 의사를 전했다. 우상호 수석은 이어 "대통령은 야당과의 대화를 매우 중시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주신 말씀을 경청하고 대통령께 전달해 국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장동혁 대표는 초청 제의에 "야당 대표가 대통령을 만날 때는 여러 가지 야당의 이야기가 수용돼야 의미 있는 만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답변을 유보한 채, "단순한 만남은 의미가 크지 않다"고 견해를 드러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이 추천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안이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장 대표는 "정무수석이 난(蘭)을 들고 온 와중에도 본회의장에선 국민의힘 추천 인권위원 선출안이 부결되는 난(亂)이 일어났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어 "협치는 파이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것"이라며, "여야가 힘의 균형을 갖도록 해야 하는데, 균형을 깨는 것은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당의 검찰개혁 추진에 대해선 "너무 급하게 밀어붙이면 대한민국의 사법제도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방적인 입법 처리와 기관 구성의 불균형이 야기할 정치적 불안도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만남이 여야 간 협치의 신호라기보다, 격화된 정국에서 새로운 파열음을 낼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대표의 공식 회동 여부,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 등 주요 기관 구성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는 이날 부결된 인권위원 선출과 정부의 검찰개혁 추진을 두고 여야 간 더욱 치열한 논쟁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정국은 다시 한번 협치를 둘러싼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