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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성과를 도민 체감 변화로”…이철우, 국회 찾고 내년 국비 지원 총력전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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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예산을 둘러싼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광역단체장과 국회 예산 라인이 다시 맞붙었다. 내년도 국가투자예산 막판 심사를 앞두고 경상북도와 여야 지도부 간 물밑 협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경상북도는 12월 1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국회를 방문해 지역 주요 현안 사업에 대한 2026년도 국가투자예산 반영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회 예산 심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시점에서 경상북도가 직접 여야 원내 지도부를 상대로 설득전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철우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여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를 잇따라 만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후속 과제와 재난 복구, 교통 인프라 확충 사업을 중심으로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그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성과를 지역 발전으로 연결하기 위한 이른바 포스트 APEC 사업을 집중 설명했다. 경주 APEC 기념관 조성, 세계경주포럼 개최 등 국제회의 도시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사업들을 제시하며 국비 반영을 요청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통해 확보한 국제 네트워크와 도시 브랜드를 관광·마이스 산업 성장으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산불 피해 복구 및 피해지역 재창조 사업도 핵심 현안으로 부각했다. 이 지사는 대규모 산불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생태·정주 환경을 복원하는 수준을 넘어 지역 산업 구조와 관광 자원을 새로 설계하는 장기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면서, 안정적인 국비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역 교통망 구축과 관련해서는 영일만 횡단 구간 고속도로 건설과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구미∼군위 고속도로 사업을 거론했다. 그는 동해안과 내륙을 잇는 물류 축을 강화해야 국가 기간산업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경상북도 경제 구조 전환에도 필수적인 교통 인프라라고 설득했다.

 

이철우 지사는 도민 체감도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APEC 개최로 경북이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이제는 그 성과를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로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예산심의 마지막 순간까지 정치권과 긴밀히 협력해 경북의 미래를 위한 사업들을 최우선으로 챙기고 반드시 실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여야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달 중 내년도 예산안 조정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상북도가 요구한 포스트 APEC 프로젝트와 고속도로 건설, 산불 피해지역 재창조 사업 등이 실제 예산안에 어떤 규모로 반영될지 주목된다.

 

국회는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고려해 세부 사업별 심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치권은 경상북도 사례와 같은 지방자치단체 요구를 두고 국가균형발전과 재정 건전성 사이에서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일 전망이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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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경북도#국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