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말 랠리는 없다”…리플 가격 전망, AI도 비관론에 힘 실어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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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8일, 암호화폐 리플(XRP)이 미국(USA)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장기 소송을 마무리하고도 주요 가격 지지선을 잇달아 하향 돌파하면서 연말 가격 전망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가격 예측 모델들까지 상승 가능성보다 하락 위험을 더 크게 점치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투자심리 위축이 번지는 양상이다. 이번 비관적 전망은 그간의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리플이 뚜렷한 상승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와 맞물려 있다.  

 

현지시각으로 28일 오전, 암호화폐 전문 매체와 온체인 데이터 분석 업계에 따르면 리플은 최근 수차례에 걸쳐 1.90달러 선을 지키는 데 실패하며 기술적 약세 국면에 접어들었다. 시장에서는 1.90달러가 중장기 상승 추세를 가늠하는 분수령으로 인식돼 왔지만, 이 지지선 붕괴 이후 매수세가 좀처럼 유입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일부 AI 트레이딩 모델과 알고리즘 애널리스트들은 현 시점에서 의미 있는 반등 신호가 관측되지 않는다며, 단기적으로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리플 가격을 둘러싼 현재의 냉각 기류는 올해 초만 해도 예상하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플을 발행하는 리플랩스(Ripple Labs)는 미국 SEC와의 소송에서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내며 규제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걷어냈고, 그 과정에서 XRP는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키웠다. 리플 진영은 국경 간 송금 솔루션 확대와 주요 금융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실사용 사례를 넓히며 시장 신뢰를 제고하려 해 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소송 종료와 가격 급등이라는 호재가 단기에 소진된 뒤, 실물 수요 확대와 네트워크 활용도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적 성장 스토리가 충분히 입증되지 못한 점을 문제로 꼽는다. 과거에도 리플은 대형 재료 발표 직후 강한 급등세를 연출한 뒤, 전통 금융권 도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장기간 조정 국면에 접어든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 가상자산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시가총액 상위 코인들이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는 가운데, 리플과 일부 알트코인은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양극화 현상이 재차 심화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거래소를 중심으로 리플 현물·파생상품 거래량이 감소하고, 중장기 투자자들이 다른 디지털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옮기는 조짐도 관측된다.  

 

AI 분석 모델들의 비관적 전망은 투자심리에 추가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주류 금융권과 크립토 헤지펀드들은 머신러닝 기반 예측 툴을 리스크 관리에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하락 시나리오가 인간 트레이더의 포지션 조정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형성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시장에서는 “AI 모델들이 리플의 기술적 약세 신호를 공통적으로 포착하면서, 매도 압력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국제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리플의 장기 펀더멘털을 둘러싼 견해가 엇갈린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송금 인프라와 결제 네트워크로서의 리플 생태계가 여전히 확장 여지가 크다”며 현 조정을 중기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전통 금융권의 디지털 결제 인프라 자체가 빠르게 진화하는 상황에서, 리플이 독보적 경쟁 우위를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보수적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해외 주요 매체들도 엇갈린 평가를 내놓는 모습이다. 미국(USA) 경제지들은 리플의 가격 부진을 규제 불확실성 해소 이후 ‘실적 증명’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성장통으로 분석하며, 기관투자가 참여 확대 여부를 향후 관전 포인트로 제시하고 있다. 유럽(Europe) 기반 크립토 전문 매체들은 리플이 미 증권 규제 리스크에서 한 발 벗어난 만큼,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 규제 체계인 미카(MiCA) 환경에서 제도권 편입을 본격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리플 가격이 1.90달러 선 회복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격대를 되찾지 못할 경우 기술적 약세 전환이 공식화된다는 인식이 강화되면서 하락 가속을 부를 수 있지만, 반대로 이 구간 재돌파에 성공하면 단기 신뢰 회복과 함께 AI 모델들의 전망도 수정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글로벌 유동성 환경과 미 연준 통화정책 방향, 가상자산 규제 기조 등 대외 변수도 리플 가격 형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리플이 구조적 성장 스토리를 다시 설계해 시장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그리고 AI가 제시한 비관적 시나리오를 실제 가격 흐름이 뒤집을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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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xrp#sec소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