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능력 우려 여전”…테더 USDT, 스테이블코인 시장 지배에 유동성 논쟁 확산
2025년 12월 7일(현지시각 기준), 글로벌 암호화폐 분석 매체 코인오태그(Coinotag)는 스테이블코인 테더 USDT가 지급능력 논란 속에서도 시장에서 압도적인 거래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분석은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 디지털 자산 결제·거래 인프라의 핵심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준비금 투명성과 유동성 리스크를 둘러싼 국제 금융시장 논쟁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11월 기준 USDT의 온체인 거래 규모는 7198억 3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경쟁사 서클(Circle)이 발행하는 USDC의 같은 기간 온체인 거래량 4939억 6천만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매달 7000억 달러를 웃도는 자금이 USDT를 통해 이동하면서, USDT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와 디파이(DeFi) 시장에서 사실상 기본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이 준비금 구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높은 유동성과 사용 편의성을 중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테더(Tether)는 최근 공개한 최신 준비금 증명 보고서에서 총 자산이 약 1810억 달러이고, 부채는 1744억 5천만 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약 65억 5천만 달러의 잉여 자본을 보유하고 있어 재무적으로는 플러스 자기자본 상태라는 주장이다. 회사 측은 이 잉여금이 비트코인과 금 등 가격 변동성이 큰 자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테더의 3분기 공시에 따르면 약 135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유동성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금 129억 달러, 비트코인 99억 달러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 운용사 코인쉐어스(CoinShares)의 제임스 버터필 리서치 총괄은 이러한 구조를 들어 테더의 재무 건전성을 옹호했다. 그는 성명에서 “65억 달러가 넘는 잉여금은 지급능력에 대한 일부 시장의 우려가 지나치게 과장됐음을 시사한다”며 “현재 구조에서는 즉각적인 시스템 리스크를 찾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올해 기록적인 수익성이 자기자본 포지션을 더욱 강화하고 있어, 단기적인 충격에 대한 방어력이 과거보다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비트맥스(BitMEX) 공동 설립자 아서 헤이즈는 비트코인과 금 가격이 30%가량 급락하는 스트레스 상황을 가정할 경우 테더의 자기자본 버퍼가 소진돼 이론상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테더가 비트코인과 금 같은 위험 자산 노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고수익 채권 등으로 수익률을 추구하는, 이른바 ‘금리 트레이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이 본질적으로 보수적인 준비금 운용을 통해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는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버터필은 공개된 준비금 증명 데이터를 근거로 “비트코인과 금 가격이 급락하는 시나리오는 이론적으로 상정할 수 있지만, 전체 준비금 포트폴리오에 비해 해당 자산 비중이 제한적이어서 충격이 상당 부분 완충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미국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이 포트폴리오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시장 스트레스 국면에서도 대규모 상환 요구를 소화할 여력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리스크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규제당국과 일부 학계 전문가들은 발행사가 비은행 금융기관으로서 사실상 달러 대체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극단적인 시장 변동이나 신뢰 붕괴 상황에서 뱅크런(대규모 상환 요구)이 발생할 경우 전통 금융시장과 연계된 연쇄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유럽연합(EU), 미국(USA) 등 주요국은 이미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규정과 공시 의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정비에 나서는 중이다.
국제 금융 전문 매체들은 테더 논란을 디지털 달러를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의 한 단면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부 미국 언론은 USDT의 압도적 거래량이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한편, 발행사 거버넌스와 규제 공백이 잠재적 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암호화폐 업계 매체들은 “USDT가 실제 시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현실”과 “사용자들이 규제 리스크보다 즉각적인 유동성과 접근성을 더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용성 측면을 부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더의 USDT가 높은 거래량과 확대된 준비금 구조를 앞세워 스테이블코인 시장 지배력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도, 지급능력 관련 논란이 반복될 때마다 규제 강화 압박과 신뢰도 훼손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아서 헤이즈 등이 제기해 온 극단적 가격 급락 시나리오,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 경쟁 스테이블코인의 부상, 그리고 뱅크런 가능성 등은 여전히 투자자들이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할 변수로 꼽힌다. 테더의 높은 수익성과 현재의 운영 성과가 상당 부분 하방 리스크를 상쇄한다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국제사회는 장기적인 시장 변동성 속에서 USDT가 실제로 얼마나 안정적인 지급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