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후반 추가시간 희생 압박”…튀니지, 샤우앗 극장 어시스트→7번째 월드컵 본선행
스포츠

“후반 추가시간 희생 압박”…튀니지, 샤우앗 극장 어시스트→7번째 월드컵 본선행

조민석 기자
입력

누에보 에스타디오 데 말라보의 숱한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골이 없는 균형 속에서도, 팬들의 마음은 긴장과 희망 사이를 오갔다. 마침내 후반 추가시간, 피라스 샤우앗의 압박과 모하메드 알리 벤 롬단의 마무리가 극적인 본선행 티켓의 운명을 결정했다. 이 순간, 튀니지는 벤치와 관중석 모두에서 뜨거운 포효로 응답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H조 8차전은 9일 적도기니의 누에보 에스타디오 데 말라보에서 펼쳐졌다. 튀니지와 적도기니는 전반전을 팽팽히 맞서며 나란히 0-0의 균형을 이어갔다. 전반 내내 두 팀 모두 집중력을 늦추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튀니지, 적도기니 꺾고 월드컵 본선행 확정 / 연합뉴스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튀니지, 적도기니 꺾고 월드컵 본선행 확정 / 연합뉴스

경기 중반 흐름은 적도기니의 파상공세로 흔들렸다. 후반 24분, 사울 코코의 중거리슛은 튀니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히며 위기의 순간을 넘겼다. 이어 후반 34분에는 에밀로 은수에가 날린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오며, 양 팀 벤치는 숨을 죽였다. 이에 따라 종료 직전까지도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4분, 한순간의 역습이 경기의 모든 흐름을 바꿔 놓았다. 튀니지의 피라스 샤우앗이 적도기니 수비 뒷공간을 끝까지 파고들었다. 빠른 압박과 침착한 드리블로 페널티지역 우측을 휘젓자, 곧바로 모하메드 알리 벤 롬단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롬단은 빈 골문을 맞아 여유 있게 슛을 밀어넣으며 결승 득점을 완성했다. 두 선수의 완벽한 호흡은 원정석을 가득 채운 튀니지 팬들의 감동적인 환희로 이어졌다.

 

튀니지는 이날 승리로 조별리그 8경기 연속 무패(7승 1무)를 달성했다. 승점 22로 2경기를 남기고 2위 나미비아(승점 12)와 10점차를 만들며, 남은 경기와 관계 없이 H조 1위로 월드컵 본선을 확정했다. 이로써 3회 연속, 통산 7번째 본선 진출이 확정됐고, 카타르 대회에 이어 아프리카에서는 두 번째로 북중미행 표를 손에 넣었다.

 

1978년 아르헨티나 무대를 시작으로 월드컵 무대에서 7차례 조별리그를 치른 튀니지는 아직 16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상처와 경험이 쌓인 만큼, 이번 본선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을 노리는 각오다.

 

이미 예선 전적에서 완벽함을 보이며 남은 두 경기를 앞둔 튀니지는, 선수단 로테이션과 전력 재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스코어를 넘어선 헌신과 의지, 벤치에서 시작된 박수, 원정길을 함께한 팬들의 뜨거운 환호까지, 누군가에겐 하나의 골이 평생의 기억으로 남는 밤이었다.

 

스포츠의 언어가 울림으로 전해진 순간, 봄밤 말라보의 시간을 물들였던 승부는 각자의 가슴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H조 1위를 확정한 튀니지는 이제 본선을 바라보며, 첫 월드컵 16강이라는 새로운 역사의 한 줄을 써내려갈 준비를 시작한다.

조민석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튀니지#피라스샤우앗#월드컵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