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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IT운영까지 품었다” SGA솔루션즈, 크레온유니티 인수로 수익 다각화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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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IT보안 기업 SGA솔루션즈가 금융권 IT운영 시장을 품으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안 솔루션 중심 구조에 안정적 유지보수 매출을 갖춘 금융 IT운영 회사를 더해, 경기 변동에도 흔들림이 적은 캐시카우 축을 세우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SI 성격이 강한 보안 사업과 장기 유지보수 비즈니스를 결합한 이번 인수가, 중견 IT·보안사의 수익 구조 재편 경쟁에 적잖은 영향을 줄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SGA솔루션즈는 29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 액시스인베스트먼트와 IBK벤처투자가 공동 대표집행사로 참여한 투자조합을 통해 금융 IT운영 전문기업 크레온유니티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크레온유니티는 금융권 ATM 등 IT기기 유통과 통합 유지보수에 특화된 회사로, 약 30년간 금융기관 대상 IT인프라 운영을 수행해 온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매출 925억원, 영업이익 27억원, 순이익 30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여 왔다.  

SGA솔루션즈는 그동안 통합 보안 솔루션, 공공·금융 대상 보안 SI 프로젝트 등 보안 중심 사업 구조를 유지해 왔다. 프로젝트 수주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만큼, 장기 유지보수 계약 기반의 금융 IT운영 사업을 그룹 내로 끌어들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특히 금융권에서 보안과 IT운영은 통합 발주가 많아, 양 분야 역량을 동시 보유한 기업에 수주 경쟁력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인수가 그 공백을 채우는 수단이 된 셈이다.  

 

SGA솔루션즈는 전략적 투자자 역할을 맡아, 그동안 보안 사업을 통해 축적한 금융·공공 고객 접점과 프로젝트 수행 경험과 크레온유니티의 IT운영 역량을 결합할 계획이다. 핵심은 두 회사의 기존 매출원을 단순 합산하는 수준을 넘어, 보안 구축 이후 구축 장비의 유지보수, 하드웨어 교체, 신규 장비 도입 등 후속 수요까지 통합 수주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프로젝트 단위로 끝나는 SI 성격 매출을 장기 유지보수 매출로 전환해 실적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이번 거래에는 IBK금융그룹 계열 투자사인 IBK벤처투자가 참여해 거래 구조의 안정성과 실행력을 끌어올렸다. IBK벤처투자는 액시스인베스트먼트와 함께 투자조합의 공동 대표집행사로 참여해, 투자 구조 설계부터 인수 실행, 사후 기업가치 제고 전략 수립까지 전 과정을 주도했다. 인수 후에도 투자와 운용, 성과 관리를 공동으로 진행하면서, 재무적 투자자와 전략적 투자자가 장기 관점에서 동일한 목표를 공유하는 구조를 구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IT서비스 시장에서는 유지보수 비중이 높은 금융 IT운영 사업이 대표적인 캐시카우 영역으로 꼽힌다. 은행·증권·카드사 등 금융기관은 대규모 ATM과 창구 단말, 백오피스 시스템을 전국 단위로 운영하면서, 상시 가용성과 보안성을 동시에 요구한다. 장애 대응과 정기 점검, 하드웨어 교체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유지보수 매출 흐름이 꾸준히 이어진다. SGA솔루션즈가 크레온유니티를 그룹 핵심 축으로 편입한 배경에는 이런 안정적 현금창출력에 대한 평가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SGA솔루션즈는 인수 이후 그룹 내부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우선 그룹 내에서 발생하는 보안 솔루션 설치와 유지보수, 하드웨어 공급 수요를 크레온유니티로 전환하는 캡티브 매출 전략을 추진한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이나 금융권에 보안 솔루션을 공급할 때, 구축 장비의 유지관리와 IT기기 공급, 현장 운영 인력까지 패키지로 제안해 수주 단가를 높이고, 프로젝트 이후에도 유지보수 매출을 장기간 확보하는 구조를 만드는 방식이다.  

 

아울러 SGA솔루션즈가 강점을 가진 교육·공공 부문 영업 채널을 활용해, 크레온유니티의 IT운영 서비스를 금융권 밖으로 확장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공공기관, 대학, 교육청 등에서 발생하는 서버·네트워크 장비, 키오스크, 무인 단말 등 IT인프라 운영 수요와 보안 유지관리 수요를 하나의 패키지로 제안하면, 두 회사 모두 신규 매출원을 확보할 여지가 커진다. 보안 규제가 강화되는 의료·지자체 분야도 잠재 성장 시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보안과 인프라 운영을 묶어 통합 서비스로 제공하는 움직임이 일반화돼 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은 보안 운영센터와 IT서비스데스크를 통합한 관리형 서비스 모델을 앞세워, 장기 계약 기반의 반복 매출을 확대해 왔다. 국내에서는 금융·공공 분야의 보안 규제와 입찰 구조 특성상 대형 SI 위주로 이런 통합 사업이 전개돼 왔으나, 중견 보안사가 금융 IT운영 회사를 직접 품에 안고 통합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사례는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규제 측면에서 보면, 금융권 IT운영과 보안 사업은 전자금융감독규정, 금융보안 관련 가이드라인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보안사와 IT운영사가 별개로 움직일 경우 책임 소재와 관리 기준이 분절되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반대로 통합 운영 체계가 구축되면, 사고 대응 속도와 보안 패치 적용, 취약점 관리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통합 사업자가 늘어날수록 특정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아질 수 있어, 금융당국의 모니터링과 관리 기준이 추가로 요구될 가능성도 있다.  

 

최영철 SGA솔루션즈 대표이사는 이번 인수가 단기 실적 개선을 넘어 그룹 수익 구조 전환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그룹 차원의 실행력을 높여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GA솔루션즈와 크레온유니티의 결합이 어느 속도로 통합 매출과 신규 수주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중견 IT·보안사의 사업 재편 전략에 미치는 파급력도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인수가 실제 시장에서 안정적 수익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례가 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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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a솔루션즈#크레온유니티#ibk벤처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