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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승 질주”…루이나이웨이, 야마시로 제압→8일 조훈현과 운명의 한 판
스포츠

“3연승 질주”…루이나이웨이, 야마시로 제압→8일 조훈현과 운명의 한 판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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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칭다오의 경기장, 흑백으로 맞선 바둑판은 1초의 망설임마저 긴장으로 바꿔놓았다. 루이나이웨이가 차분한 수읽기로 상대의 숨통을 좁혀갈 때마다 관중들은 숨죽여 돌의 행방을 좇았다. 177수가 쌓인 뒤, 루이나이웨이는 일본의 야마시로 히로시를 상대로 불계승을 확정 지으며, 열 번째 수를 두는 순간마저 담담했다.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5국이 7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펼쳐졌다. 시니어 삼국지로 불리는 이번 대회는 한중일 시니어 기사들이 연승전 방식으로 대결을 이어간다. 루이나이웨이는 유일한 여성 참가자로서 주목받는 가운데, 이날 야마시로마저 꺾으며 3연승을 완성했다.

“3연승 질주”…루이나이웨이, 야마시로 제압 8일 조훈현과 맞대결 / 연합뉴스
“3연승 질주”…루이나이웨이, 야마시로 제압 8일 조훈현과 맞대결 / 연합뉴스

3국에서 일본의 나카노 히로나리를, 4국에서 김종수를 차례로 돌려세운 루이나이웨이는 5국에서도 한치의 틈을 주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안전한 집을 차지하며 상대의 기세를 압도했고, 중반부터는 공격적 수읽기로 승기를 굳혔다. 이를 통해 177수 만에 흑 불계승으로 마무리 지었고, 3연승 상금 500만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농심백산수배 시니어최강전의 전체 우승 상금은 1억8천만원이다.

 

팬들의 이목이 쏠리는 결정적 장면은 중반 주도권 장악이었다. 루이나이웨이는 결코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야마시로는 막판까지도 흔들리는 모습이었지만, 베테랑다운 집중력에도 결국 흔들렸다.

 

이제 8일, 루이나이웨이의 다음 상대는 한국의 바둑 전설 조훈현이다. 두 선수는 역대 전적 7승 4패로 조훈현이 앞서 있지만, 지난해 농심백산수배에서는 루이나이웨이가 귀중한 승리를 챙긴 바 있다. 제한 시간은 각 40분,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진다. 두 대국자의 치열한 맞대결이 또다시 바둑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름과 비, 곧은 손길 그리고 우직한 돌의 향연. 판 위에 남아 있는 것은 수읽기를 넘어선 승부의 예술이었다.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6국, 루이나이웨이와 조훈현의 대결은 9월 8일 이어질 예정이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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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나이웨이#조훈현#야마시로히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