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보호제 현탁액 시대”…동국제약, 레가론 공동판촉 나선다
간세포 보호제 시장에 현탁액 제형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동국제약이 부광약품과 손잡고 오리지널 실리마린 성분 기반의 레가론 현탁액 공동 프로모션에 나서면서, 고령층과 연하곤란 환자, 회식이 잦은 연말 소비자를 겨냥한 일반의약품 간 보호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협력이 실리마린 간 보호제 수요 재확대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동국제약은 22일 부광약품과 레가론 현탁액 공동 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고 전국 약국을 대상으로 한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레가론 현탁액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실리마린 성분을 현탁액 형태로 구현한 간세포 보호제로, 기존 레가론 캡슐과 동일한 실리마린을 주성분으로 사용하면서 핵심 활성 성분인 실리빈까지 유효성분을 표준화한 것이 차별점이다.

실리마린은 밀크시슬로 알려진 엉겅퀴에서 추출한 플라보놀리그난 계열 복합 성분이다. 항산화와 항염증 작용을 통해 간세포를 각종 독성 물질로부터 보호하고 손상된 간세포 재생을 돕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국내외 임상 연구에서 강력한 항산화 효능, 염증 매개물질 감소, 간세포막 안정화 등 간 기능을 직접적으로 보완하는 기전이 확인됐고, 이를 기반으로 실리마린 제제는 간 성분 의약품 중 국내 처방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레가론 현탁액은 같은 실리마린 계열 제품 가운데서도 제형 차별화를 통해 흡수 속도와 편의성을 내세운다. 현탁액은 유효성분이 미세 입자로 분산된 액상 형태로, 캡슐이나 정제 대비 체내에서 용해 과정이 짧아 상대적으로 빠르게 흡수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동국제약과 부광약품은 고령자와 연하곤란 환자, 다약제 복용으로 알약 부담이 큰 환자층에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각적인 간세포 보호가 필요하거나 단기간 간 기능 회복을 도와야 하는 상황에서도 레가론 현탁액의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코올 섭취가 잦은 성인층뿐 아니라, 간 기능 수치가 상승한 직장인, 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중장년층 등 다양한 수요층에서 ‘빠른 흡수’ 이미지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을 수 있어서다.
제품은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매 가능한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다. 1회용 파우치 타입으로 포장돼 물 없이도 바로 복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 이러한 패키징 전략은 외부 활동이 많은 직장인이나 여행자, 회식 자리에서 간편하게 복용하려는 소비자층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존 병 포장 액상제 대비 휴대성과 위생성이 개선된 형태여서 약국 유통과 소비자 재구매에도 유리할 수 있다.
국내 간 보호제 시장은 실리마린, 우루소데옥시콜산 등 기존 성분 중심의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이다. 다만 서구화된 식습관과 알코올 소비,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증가 등으로 간 관련 질환 위험이 높아지면서, 일반의약품 간 보호제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거나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경쟁사들도 캡슐, 정제, 액상 등 다양한 제형을 내세우고 있으나, 오리지널 실리마린 성분을 표준화한 국내 유일 현탁액 제형이라는 점에서 레가론 현탁액은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확보한 셈이다.
해외에서는 실리마린을 포함한 식물 유래 간 보호 성분이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의약품 영역 모두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실리마린이 간 질환 보조요법에 오랜 기간 사용돼 왔고, 북미에서는 밀크시슬 추출물이 건강보조제 형태로 대중화돼 있다. 국내에서는 의약품으로서 유효성·안전성을 확보한 실리마린 제제가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모두에 걸쳐 처방과 자가 복용 시장을 형성해 온 것이 특징이다.
규제 측면에서 레가론 현탁액은 기존 실리마린 제제와 동일한 성분 기반이어서, 전혀 새로운 기전 의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편으로 평가된다. 다만 일반의약품인 만큼 소비자가 약사 상담 없이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장기 복용 시 간 기능 수치 모니터링과 기저 질환 확인 필요성에 대한 소비자 교육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만성 간질환자나 다른 간 독성 약물을 함께 복용 중인 환자는 의료진과 상의 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권고다.
동국제약과 부광약품의 공동 프로모션은 제조사와 마케팅·영업 역량을 결합해 제품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부광약품이 보유한 레가론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와 의사·약사 대상 인지도에 동국제약의 일반의약품 마케팅 조직이 더해지면서, 연말연시 간 보호제 수요 피크를 노린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동국제약 마케팅 관계자는 연말연시는 모임과 회식이 잦아 간에 누적되는 부담이 커질 시기라며 간 기능은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의약품을 통해 꾸준히 간 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레가론 현탁액이 고령층과 직장인을 겨냥한 새로운 복용 경험을 제시하며 간세포 보호제 시장의 재편을 이끌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